매일신문

동교동계 이상없다

민주당 권고갑 고문은 12일 "동교동계는 나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있다"며 내부갈등설을 부인하고 중립적인 전당대회 관리자역을 자임하고 나섰다.

민주당 내의 파워그룹인 '동교동계'의 움직임은 당내 역학구도의 변화와 맞물려 있어 이날 권 고문의 언급은 적잖은 의미를 갖고 있다. 최고위원 경선 불출마를 선언한 권 고문은 이날 문희상 의원이 주도하고 있는 '팍스 코리아나 21연구원' 초청강연에서 "2년후 대권후보 경선 때는 고루 후보군에 나가 공정한 경선을 치르고 후보가 나오면 그 사람을 밀어서 반드시 정권재창출에 앞장서겠다"며 '킹메이커'역할에 대한 구상도 밝혔다.

권 고문의 언급에 따라 동교동계 내부의 알력과 갈등은 일단 수면아래로 잠복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동안 권 고문이 한화갑 지도위원측과의 갈등설이 나돌 때마다 수습에 나섰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날 권 고문의 발언은 역으로 두 사람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반증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실제로 한 위원이 총선 이후 최고위원 경선도전 의사를 밝히고 나서면서 독자적인 세력구축에 나서자 동교동계의 좌장격인 권 고문측이 견제에 나섰다. 지난 5월 초 이같은 '양갑(권노갑, 한화갑) 불화설'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자 김옥두 사무총장과 함께 3인 회동을 갖고 갈등수습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양갑 갈등'은 권 고문이 최고위원 경선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재연됐다. 지난달 27일 세 사람은 오찬을 함께 하면서 "동교동 사람들은 김대중 대통령이 현직에 있을 동안뿐 아니라 임기를 마친 후까지도 형제애로 단결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손을 맞잡았다.

이후 두 사람의 경선연대가 파기되면서 파워게임 양상으로 흘렀고 급기야 청와대를 다녀온 권 고문이 경선 불출마를 선언, 사실상 한 위원의 승리로 결론이 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래서 이날 권 고문이 공정한 경선관리자로서의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지만 전대 이후 권 고문의 위상은 급격하게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권 고문은 이인제 고문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지난 총선때 이 고문을 칭찬한 것을 두고 나를 후견인이라고 하는데 후원회에서는 덕담을 하는 것 아니냐"며 이 고문과의 연대에서 발을 뺐다.

徐明秀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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