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간탄환 벤 존슨 소매치기엔 졌어요

'우리도 쏨씨좋은 소매치기를 집중육성, 올림픽 100m 금메달을 노려보는 것이 어떨까'

황당하기 이럴데 없어 보이는 이같은 발상도 13일 로마시내에서 벌어진 '기막힌 사건'을 생각하면 전혀 근거없는 것은 아니다. 88서울올림픽 남자 100m 결승에서 9초79라는 경이적인 기록으로 우승했던 벤 존슨(캐나다)이 소매치기의 스피드에 참패를 맛봤기 때문이다. 비록 존슨은 약물복용 사실이 드러나 금메달이 박탈됐지만, 88년 세운 기록은 11년이 지난 지난해서야 모리스 그린(미국)이 타이기록을 세울 만큼 엄청났다.

그런데 이런 존슨의 스피드를 주눅들게 만든 장본인은 다름아닌 중년의 2인조 집시여인이었다. AP통신에 따르면 로마에 잠시 들렀던 존슨이 집시여인들에게 7천달러와 신용카드 등이 든 지갑을 소매치기 당한 사실을 15초쯤 지나 알아차리고 추격을 시작했지만 그들의 스피드를 당해낼 수 없었다는 것. 두 여인은 이미 지갑과 함께 지하철 역사를 통해 유유히 사라져 버렸고, 존슨은 겨우 함께 있는 10세 소녀만 붙잡아 경찰에 넘기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존슨은 경찰에서 "모든 것이 너무나 빨리 이뤄졌다"며 소매치기의 놀라운 스피드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잇따른 약물복용으로 선수생활을 못하게 된 존슨은 현재 리비아 국가원수 카다피의 아들이자 축구선수인 사드 카다피의 개인 트레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石珉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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