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방 부도 면했지만 낙관은 못해

우방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우방에 대한 1천551억원의 추가자금 지원을 위한 재협상이 21일 채권금융단운영위원회와 금명간 전체 채권단협의회에서 타결되면 우방의 단기자금 위기는 일단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방은 추가자금의 입급이 늦어지거나 지원결정이 늦어지더라도 대구은행 등 채권금융기관으로부터 우선지원 형태로 초단기 자금을 조달할 계획 아래, 주채권은행인 서울은행과 수시로 대책을 논의 중이어서 당장의 부도사태는 없을 것이란게 우방측의 주장이다.

우방 임직원들은 20일 당초 예상과 달리, 채권금융단협의회에서 추가자금 지원이 부결되자 당장 이날 돌아올 어음 결제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느라 숨가쁜 하루를 보냈다. 다행히 자체자금 1억1천300만원과 대구은행으로부터 추가지원금 중 우선분인 24억3천700만원을 긴급 지원받아 이날 돌아온 어음 25억5천만원을 결제했다. 21일도 결제해야할 19억~20억원의 어음도 다른 은행에서 우선 지원받는 형태로 해결할 계획이다.

추가자금 1천551억원이 지원되더라도 우방의 앞날은 그렇게 평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의 부도위기는 모면할 수 있으나 주택업체의 생명인 기업 이미지가 실추돼 분양대금이 계획대로 입금될 것으로 기대하기에는 힘들기 때문. 자금수지를 맞추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논의되는 1천500여억원의 지원금액이 우방의 자금사정을 그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향후 우방의 운명을 낙관할 수 없는 이유 중의 하나.

우방이 이달초 채권금융단에 제출한 자금지원요청 내역에 따르면 '송현하이츠', '경주명사마을' 등 5개 아파트단지 대지담보 말소를 위해 경남.농협.서울은행 등에 갚아야 할 860억원, 지급어음결제자금 480억원, 미지급이자 129억원, 체납세금 146억원, 직원급여 22억원 등 7, 8월 중 자금부족액이 1천637억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1천551억원은 7, 8월 동안 자금부족분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다. 이와 관련 지역경제계는 어차피 우방회생을 위해 채권금융단이 자금을 지원키로 했다면 지원규모가 당초 우방 요청금액만큼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우방은 1천500여억원의 자금만 지원되면 단기 유동성을 확보해 경영안정을 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오는 8~11월까지 분양대금 납부시기가 집중돼 있고 경영안정에 따른 신뢰회복으로 미분양아파트 판매 활성화에 나선다면 위기국면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1천억원대의 우방타워랜드 등 보유 부동산 매각을 적극 추진하고 인력감축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하면 자금사정을 정상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방측의 이같은 전망은 아파트계약자와 시민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고 부동산경기가 회복돼 분양사업을 통한 영업수입이 발생해야 가능하다. 우방의 운명은 결국 금융기관의 추가자금 지원 못지않게 시민들로부터 신뢰를 어느정도 얻느냐 여부에 달려있다는 것이 지역경제계의 공통된 진단이다.

金敎榮기자 kimky@imaeil.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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