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이후 9개월동안 중단됐던 우리나라와 프랑스간 외규장각 도서 반환협상이 지난 18일부터 이틀간 경기도 성남시 정신문화연구원에서 다시 열렸으나 뚜렷한 결론없이 끝났다.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지만 국교수교를 위한 물밑 접촉을 하고 있는 북한과 일본사이에서도 문화재가 '핫 이슈'가 되고 있다.
발단은 북한이 지난 4월4~8일 평양에서 열린 북.일 수교협상에서 과거 식민통치기간에 일제가 약탈.파괴한 문화재에 대한 일본의 보상 및 반환문제를 강력하게 제기한 것.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이 회의가 사실상 끝난 7일 '일제의 야만적인 문화재 약탈만행'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문화재 약탈에 대한 보상과 반환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이후 노동신문 등 북한의 주요 언론들은 일제가 파괴.약탈한 문화재 문제를 '과거 청산을 위해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할 중요한 과제'라고 계속 강조하고 있늄퓐袈?노동신문은 지난 6월21일자 '일제의 조선문화재 약탈범죄는 덮어둘 수 없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일제의 문화재 약탈방법을 구체적으로 소개하면서 약탈문화재 반환을 주장했고, 평양방송은 지난 14일 보도에서 '일본정부가 식민통치기간의 문화재 약탈행위를 공식사죄하고 보상하라'고 촉구했다.
다음은 북한이 주장하는 일제의 문화재 약탈방법과 사후처리 실태.
△약탈방법=일제는 '조선의 고적 및 유물의 보존규칙''조선 보물.고적.명승.천연기념물보존령' 등 허울좋은 법을 만들어 가지있는 문화유물을 강탈해갔다. 문화재 약탈을 위해 '전시회' 형식을 빌리기도 했다. 실례로 1915년에는 '시정5주년 공진회'라는 것을 하면서 문화유물을 출품토록 한 뒤 '연구자료'란 명목으로 압수했다. 또 문화재 약탈에는 헌병과 경찰은 물론 부랑배까지 동원됐다. △문화재 파괴=1904년부터 몇년동안 일제는 개성,강화도, 해주 등지에서 고려의 왕릉을 비롯해 약 2천기의 고분을 도굴했다. 단군릉의 경우 능의 봉분을 파헤친 것은 물론 무덤칸 천장을 부수고 유골이 들어있는 관까지 망가뜨렸다. 또 공민왕릉의 경우는 도굴단이 입구를 찾지 못하자 폭약으로 무덤을 파괴한 뒤 소장 유물을 훔쳐갔다.
△약탈문화재 처리=일제는 '보물의 소유자는 조선총독의 명령에 의하여 그것을 관립 도는 공립박물관에 미술관에 바칠 의무가 있다'는 법을 만들어 약탈한 금관과 고려자기, 장신구 등을 도쿄 우에노 박물관에 갖다놓은 뒤 자신들의 '국보'라고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수의 '가치있는 유물'들이 아직도 개인 수중에 있는 바람에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일제가 약탈해 간 주요 유물과 문화재=북한은 1915년이후에 '연구자료'라는 명목으로 가져간 문화재만도 4만2천20점에 달하며, 일본이 현재 국보, 중요 문화재, 중요 미술품으로 지정하고 있는 상당수의 역사유물이 일제가 조선에서 약탈해 간 것이라고 주장한다. 총 1천800여권의 '이조실록'을 비롯 국보급 장서도 수만권 수탈해 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북한의 이같은 주장에 대한 일본측 입장이 어떠한지는 지난 4월 이후 양측의 공식적인 수교회담이 열리지 않고 있어 알 수는 없는 상태다. 그러나 남북정상회담 성사 등 남북한간 화해 분위기에 '몸이 단' 일본이 북한의 주장을 완전히 무시하기 어려운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향후 일본의 대응이 주목거리다.
宋回善기자 thes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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