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빈(李廷彬) 외교통상부 장관과 백남순(白南淳) 외무상 간의 사상 첫 남북 외무장관 회담은 6월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에 불어오는 화해와 협력의 분위기를 외교적으로 뒷받침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정부는 방콕에서의 남북 외무장관 회담이 오는 27~29일 서울에서 개최될 것으로 예상되는 남북 당국간 회담과 맞물려 6.15 공동선언을 내외에서 충실히 이행하는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남과 북이 그동안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무장관 회의 기간중 양자회담 일정 협의과정에서 북-미, 북-일 양자회담보다 남북이 먼저 만나야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 것도 이러한 기대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어쨌든 그동안 정부가 남북 외무장관 회담을 추진하기 위해 유엔이나 비동맹 무대에서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북한의 폐쇄적 태도때문에 번번이 무산됐다는 점에 비춰볼때 이번 합의는 남북 외교협력의 새 지평을 열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장관과 백 외무상은 이번 방콕 회담에서 우선 국제무대에서의 다양한 협력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21일 "이번 회담은 남북 외무장관 간의 첫 만남인 만큼 지난달 열린 남북 정상회담 이후 대외관계와 국제무대에서의 남북한 협력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유엔을 비롯한 국제무대에서 냉전의 상징처럼 각인돼 왔던 상호비방을 중지하고 협력체제를 강화하고 가능하다면 국제적 현안에 있어서도 한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관측된다.
나아가 뉴욕이나 베를린, 베이징(北京) 등 남북한 공관이 동시에 상주하고 있는 지역에서 상시 외교협의 채널을 구축하는 문제도 협의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유엔총회나 ARF 외무장관 회의 등의 계기마다 외무장관 회담을 갖는 방안도 검토될것으로 보인다.
오는 9월 초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의에 남북한의 국가원수와 외무장관이 동시에 참석하게 돼 있어 별도의 회담 가능성도 타진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한 이미 6월 남북 정상회담에서도 나왔던 북한의 아시아개발은행(ADB), 세계은행(IBRD),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등 국제기구 가입과 대(對)미.일관계개선 지원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북한의 미사일 개발과 수출, 북한의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문제 등이 국제무대에서 핫 이슈가 되고 있는 점에 주목, 이러한 문제 해결에서의 협력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남북 외무장관은 이번 회담을 끝낸 뒤 특별한 결과물을 내놓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첫 외무장관 회담인 만큼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기는 무리라는 게 외교부 관계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한편 의전과 절차를 중시하는 외무장관 간의 회담은 정치행사적 성격을 띤 남북정상회담과는 달리 '상호 국가인정'의 문제를 내포하고 있어서 다소의 논란도 예상된다.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단독] 김민석 子위해 법 발의한 강득구, 金 청문회 간사하려다 불발
李대통령, 대북전단 살포 예방·사후처벌 대책 지시
李대통령, 취임 후 첫 출국…G7 정상들과 양자회담 주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