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간이 오수처리장 관리부실

"2억여원을 들여 설치한 간이오수처리장이 걸핏하면 고장나 생활오수가 식수원으로 그대로 유입돼 봉화읍민들이 썩은 물을 마셔야만 한단 말입니까…"

요즘 봉화군 봉화읍 삼계2리 신흥마을 주민들은 입만 열면 청정지역임을 자랑하는 봉화군의 환경정책에 할 말을 잊고 개탄한다. 농촌지역 생활오수 처리와 생활환경 개선을 위해 1억7천만원을 들여 설치한 마을 앞 간이오수처리시설이 걸핏하면 고장나기 때문이다.

1억7천만원의 예산을 투입한 신흥마을 간이오수처리 시설이 가동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98년 5월부터. 가동이후 지금까지 수차례 기계고장으로 가동중단돼 시공사에서 수리했으나 지난해 겨울 또 다시 고장나 수개월 동안 방치했다(본지 3월22일자 27면보도).

군은 이후 수중모터 등을 교체, 다시 가동했으나 얼마후 재차 가동이 중단돼 '무용지물'이 돼버렸다. 이 시설의 배출구는 내성천으로 나 있으나 그 입구와 주변이 바짝 말라 있어 배출구로 정화처리된 처리수가 흘러 간 흔적은 전혀 찾아 볼 수가 없다. 기계 가동음이 날 때도 처리수가 배출되는 것을 보지 못했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주민들은 "막대한 돈을 들인 시설이 도대체 어떻게 되었길래 60여가구가 내보내는 하루 10~20여t의 생활오수 조차 어디로 어떻게 흘러가는지 조차 모르겠다"고 이구동성이다.

이 때문에 이곳에서 0.5km쯤 하류에 위치한 8천500여명의 봉화읍민들이 식수원으로 사용하고 있는 봉화취수장으로 썩은 생활오수가 그대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읍민들의 젖줄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수리를 해도 얼마 안돼 또 다시 고장과 재가동의 악순환을 하고 있는 농촌지역의 간이오수처리시설. 경북도내에만 300억원의 예산을 들여 145개 마을에 설치한 이 시설들 중 상당수가 고장난 채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봉화·金振萬기자 fact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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