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주 의약분업 시행 불투명

전면적인 의약분업 시행이 나흘앞으로 다가 왔으나 의료계가 의약분업 불복종을 선언하고, 약국에서도 처방약 준비가 턱없이 미흡해 시행초기부터 큰 혼란이 우려되고 있다. 대구지역 대부분 약국에서는 의료계의 반발로 의약분업 시행이 불투명해지자 본격적인 의약품 구비에 나서지 않고 있는데다 제약업계에서도 대량의 반품 사태에 대비, 처방약 공급을 꺼리면서 약품 품귀현상마저 빚어지고 있다.

경북대병원과 계명대 동산병원 등 대학병원 인근의 문전약국들은 아직까지 병원 처방약을 완비하지 못한 상태다.

계명대 동산병원 인근의 ㅅ약국 김모(52) 약사는 "수입약과 원료를 외국에서 가져와야하는 오리지널 약은 공급이 끊긴 상태"라며 "원외처방전이 발행되면 10~20%의 환자들은 약을 구하지 못하고 되돌아 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중구 상서동 서모(61) 약사는 "대부분의 처방약은 구비했지만 충분한 수량은 확보하지 못해 환자가 밀려오면 다빈도 처방약은 조기 품절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그러나 동네 약국의 의약분업 준비는 이보다 더 못한 상황. 대부분 동네약국에서는 보건복지부에서 권장한 600종 이상의 약품 구비는 엄두도 못내고 있다.

대구시 동구 ㅅ약국 석광철(53) 약사는 "인근 동네의원에서 처방약 목록과 수량을 제시하지 않아 약품 완비가 불가능하다"며 "인근 의원의 협조없이는 동네 약국의 원외처방전 수용은 사실상 어렵다"고 털어놨다.

대구시에 따르면 보건복지부가 권장한 600종이상 의약품을 갖춘 대구시내 약국은 30%, 700종 이상 갖춘 약국은 문전약국 47개소(22%) 동네약국 35개소(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오후 열린 제1차 대구시의약분업협의회에서 대구시약사회 김광기 회장은 "300종 이상 갖춘 곳이 43%밖에 안돼, 전면적인 의약분업 시행은 큰 혼란만을 가중시킬뿐"이라며 정부의 빠른 조치를 촉구했다.

대구시 의약품도매협회 이교삼 회장은 "이번 한달간 약 주문량이 제약회사의 1년치와 맞먹는다"며 "반품될 것이 뻔해 제약회사에서 약공급을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李鍾均기자 healthcar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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