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태풍 불어온다

미국의 21세기 첫 대통령선거를 3개월여 앞두고 민주.공화 양당의 캠페인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11월7일의 결전을 꼭 100일 앞두고 31일 공화당이 필라델피아에서,그리고 뒤이어 8월14일 로스앤젤레스에서 민주당이 각각 4일간의 전당대회를 개최하면서 본격적인 선거바람이 대륙에 몰아칠 전망이다.

특히 미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부통령 후보와 관련, 공화당의 부시 지사가 지난 25일 강경 보수파로 알려진 딕 체니 전 국방장관을 러닝메이트로 선정 발표하자 민주.공화 양당의 비판과 옹호의 소리로 선거판이 벌써 떠들썩해지고 있다.현재까지의 각종 여론조사로는 공화당의 부시 지사가 민주당 고어 부통령을 꾸준히 앞서면서 우세를 보이고 있다.

27일 공개된 CNN 여론조사 결과 4파전으로 전개될 경우 부시 50%, 고어 39%, 랠프 네어더(녹색당) 4%, 팻 뷰캐넌(개혁당) 1%로 집계됐다.

지난 24일 공개된 ABC방송과 워싱턴 포스트의 공동여론조사에서는 양자대결을 할 경우, 부시 지사가 오차범위 3%포인트 이내인 48%대 45%로 고어 부통령을 앞서고 있다.

하지만 일부 선거전문가들은 이러한 전국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실제 후보들의 당락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을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선거의 특징인 선거인단제도에 따라 각주에서 유효표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후보가 그 주에 배정된 선거인을 모두 차지하는 '승자독식(Winner-take-all)' 방식 때문에 전국적인 여론조사 보다는 각 주별 여론조사와 이에 따라 확보할수 있는 선거인 수가 몇명인지를 계산해 보는 게 더 정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3월 이후 각종 여론조사단체들이 각 주에서 실시한 여론조사로는 부시 지사가 본고장인 텍사스주(32명)를 비롯, 29개주에서 우세를 보여 338명의 선거인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고어 부통령은 선거인단 수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주(54명)와 뉴욕주(33명)를 포함한 5개주에서 110명의 선거인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그러나 백악관 입성을 위해서는 민주.공화 양대 정당의 전당대회가 시작되는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앞으로 투표 전날까지 두 진영이 어떠한 선거전략으로 유권자들을 끌어들이느냐에 따라 판도가 급변할 수 있다는 것이 선거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