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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대입논술

---쟁점리뷰-문화

문화(culture)의 라틴어 어근의 뜻은, '경작하다. 거주하다. 보호하다. 숭배하다'와 같이 다양한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여기서 파생하여 문화는'영혼을 성장시키다'라는 의미를 포함하여 (육체와 정신의) 경작(耕作, cultivation)이나 양육(養育, tending)의 의미로 주로 쓰였다. 이 말은 18세기 후반부터는 문명화(civilized)·육성화되어 가는 과정을 나타내는 추상적 의미로 쓰이기 시작했다. 또한, 문화의 의미는 '인간적(human)'발전과 '물질적(material)'발전을 구별하는 데에 사용되기도 했다.

문화라는 용어가 지닌 의미와 지시 대상의 범위는 복잡할 뿐만 아니라 여전히 능동적으로 변하고 있다. 넓은 의미로서의 문화란 의식적으로 행한 인간 활동과 그 산물을 가리키고, 좁은 의미로서의 문화란 특정한 사회 집단의 구성원들이 공통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생활 양식을 일컫는다. 그러나 문화라는 말이 실질적으로 사용되는 범주를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18세기 이래로 사용된 지적·정신적·심미적 발전의 일반 과정을 지칭하는 추상 명사. 둘째, 어느 민족이나 시대, 어느 집단의 특정한 삶의 방식 또는 일반적인 인간성으로서의 특정한 삶의 방식을 지시하는 데 사용되는 명사. 셋째, 지적인 특히 예술적인 활동의 작품들과 실천들을 묘사하는 추상명사. 이 셋째 범주가 오늘날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문화(文化)의 한자 어원의 뜻은 자연을 경작하여 무늬 (紋)를 놓고, 사람의 생각을 문자화(文字化)하고, 글로써 다스려서(文治), 가르쳐 깨운다(敎化)는 것이다. 여기에서 문화의 개념에는 도덕화한다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자연과 문화를 구별하는 기준은 생래적인 것이냐, 후천적인 것이냐 하는 것이다. 문화라는 개념은 이미 주어진 자연에 가해진 노동을 의미하며, 새로운 특성을 만들어 낼 수 있고, 잠재적인 성질을 계발할 수 있고, 가능한 것을 실현시킬 수 있도록 자연을 변형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문화와 문명(文明, civilization)을 구별하여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 문화는 법률, 종교, 예술 등과 같이 사회 생활의 심리적·감정적·지성적·정신적 요소들과 관계 있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문명은 생산 과정, 도구, 기술 등과 같은 사회 생활의 물질적 요소들과 관계 있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문명과 문화를 구분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근거는, 어떤 사회의 물질적인 특징과 정신적인 특징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본성(nature)은 유전에 의해서 전승되지만, 문화는 유산에 의해서 전파된다. 이때의 문화는 교육에 의해서 획득되고 전승된 태도, 신앙, 풍습, 가치 등을 지칭하는 말이다. 문화는 본성에 첨가된 것이다. 인간은 언어, 도구, 종교, 예술품 등을 창조하며, 이러한 유산을 말과 문자에 의해서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며, 다음 세대는 자신들이 물려받은 상속의 틀 속에서 새로운 문화를 창조해 나간다. 그러나 생물적인 것은 문화적인 것을 알지 못한다. 인간이 수세기를 거치면서 배우고, 체험하고, 느낀 것들은 인간의 육체적인 기관 속에 거의 축적되지 않는다. 각 세대는 모든 것을 다시 배워야 한다. 이것이 인간의 문명이 동물의 문명과 다른 점이다.여러 가지 사회가 있는 만큼 여러 가지 문화가 있다. 인간의 본성이나 변함 없이 지속되는 생물적인 특징들은 모든 인간에게 공통적이나, 문화에 속하는 것은 다양하고 상대적이다. 가령, 생물학적인 성(性)과 죽음은 자연적이며 보편적인 것이지만, 결혼식과 장례식은 문화적인 것이며, 다양하다. 마찬가지로, 수많은 형태의 예술, 정치 체계, 종교가 그러하다. 모든 문화는 그 형태가 어떻든 혼인, 가족, 정치, 종교, 언어, 예술 등의 공통적 요소를 지니고 있다. 문화에서 이러한 공통적 요소가 나타내는 현상, 즉 한 사회나 모든 사회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을 '문화의 보편'이라 한다. 문화의 보편성이 나타나는 이유는 인간의 생리적 구조가 유사하고 사고능력과 상징 능력 등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시대나 지역, 사회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전개되는 문화 현상을 '문화의 특수성'이라 한다. 특히, 각 사회의 문화가 지니는 의미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고 상대적인 것이어서 모든 문화는 우열을 가릴 수 없이 그 문화 고유의 특성과 가치를 지니고 있는 특징을 '문화의 상대성'이라는 한다. 문화의 상대성은 각각의 문화는 어떤 절대적 기준으로 평가할 수 없는 고유한 의미와 가치를 지난다는 측면을 가리키고,'문화상대주의'는 한 사회의 문화를 그 사회의 환경과 맥락에서 파악하고 이해하려는 태도를 말한다.

문화의 상대성을 인정하지 않고 자기의 문화만을 가장 우수한 것으로 여겨 자기 문화의 관점에서 다른 문화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태도를 '자문화 중심주의(自文化 中心主義)'라 하고, 자기 나라의 문화만을 고집하고 다른 나라의 문화를 배척하는 것을 '문화적 국수주의(國粹主義)'라 한다. 그리고 문화의 보편성에 경도되어 자기 문화를 낮게 평가하고 부정하며 다른 사회의 문화를 숭상하고 동경하는 태도를 '문화적 사대주의(事大主義)'라 한다. 한편, 과거에 경제적인 힘으로 아시아·아프리카·라틴 아프리카를 지배해 온 선진국들이 최근에는 문화라는 새로운 무기로 제3세계를 침략해 지배하는 현상을 '문화 제국주의(文化 帝國主義)'라 한다.

정보화·세계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문화적 주체성을 정립해 나가면서 국수주의와 사대주의를 극복해 나가야 하겠다. 우리는 전통문화와 외래 문화에 대해 개방적이고 주체적인 자세를 견지하되 비판적인 자세도 아울러 취하여 우리 문화를 계승·발전시켜 세계로 전파시키고 다른 문화를 배워 인류의 문화창달에 이바지해야겠다.

---51차문제 총평

이번 논술 문제는 통일과 관련이 있는 것이다. 분단 기득권자들이 통일이 되면 그 기득권을 상실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통일을 반대하는 세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은 분단 고착화를 통해서 권력과 부를 누리는 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을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보고 그들에게 해 줄 수 있는 말을 쓰는 것이 이번의 문제였다. 학생들이 분단 고착화를 통해서 권력과 부를 누리는 기득권자들의 예를 쉽게 들 줄 알았는데 이것을 제대로 한 학생들이 거의 없었다. 분단이 권력과 부를 가져다주는 사람들은 첫째 군부를 들 수 있다. 현재 우리 나라의 군인들은 특수 권력 계급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무기 중개상과 같은 사람들은 외국 특히 미국에서 무기를 수입함으로 막대한 중개료를 수입으로 한다. 다음으로 군부대에 납품을 통해 많은 부를 누리는 사람들이다. 그 다음으로 남한에서 친미 반공 세력들이다. 이들은 남한의 이념의 핵심을 형성하며 이를 통해서 권력과 부를 누리는 세력이다. 통일이 되면 외교 관계의 폭도 넓어지고 이념의 다양화가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다음으로 군수품을 만드는 대기업들이다. 이들은 분단으로 인해서 부를 누리는 사람들이다. 이처럼 분단 고착화로 인해 직접적인 이익을 누리는 사람들의 예를 찾을 수 있으면 좋은 논술을 쓸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논술에서는 성화여고 3학년 문미정 학생의 글을 최우수작으로 뽑았다. 학생의 글은 예시가 다소 부적절했으나 전체의 짜임새가 양호한 편이고 문장도 무난한 편이다. 논술을 많이 써 보지 않은 것 같다. 좋은 논술을 쓰려면 실전 훈련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본론의 문단 짜임새도 한 번쯤 생각해 보면 좋겠다. 본론의 문단은 대칭적 구조를 이루면 읽는 사람이 내용 파악이 한결 쉬워진다. 즉 글의 명료성이 더 돋보일 수 있다.

---51차문제 최우수작

우리 민족의 오랜 소원은 통일이었다. 하나의 조상에게서 같은 피를 나눈 형제들이 서로 적이 되어 항상 서로를 감시해야 한다는 사실은 안타까운 일이다. 통일은 불가능한 일처럼 보였다. 그러나 금강산 유람을 비롯하여 남북정상회담이 이루어지고 이제 이산가족 상봉까지 구체화되고 있다. 이제 통일로 가는 길이 보이는 것 같다. 전에는 상상만 하던 일들이 조금씩 실현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통일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고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당장 통일이 되는 것처럼 즐거워한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통일을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통일이 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세력 등이 있다. 이들은 어떠한 사람들인가?

통일을 반대하는 세력으로 첫 번째는 정치인들이다. 이들은 통일을 자기 당의 업적으로 간주한다. 통일을 진행시키고 성취한 정권이 새로운 사회에서의 기득권자가 되는 것이다. 국가의 일과 당의 이익에 대한 구분이 없다. 통일이 된 후의 사회에서 통일을 이루지 못한 정당들은 정치 기득권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지도 모른다. 이것은 그들이 여태껏 누리던 권력과 부의 포기를 의미한다. 이것이 통일을 반대하는 정치인들의 생각이다. 현재 통일을 추진하고 있는 여당에 대한 야당의 비판적인 태도가 그 예이다.

두 번째는 이산가족의 슬픔이 없고 같은 형제끼리 총을 겨누어야 했던 전쟁에 대한 아픔이 없는 세대이다. 이들에게는 통일의 절실함이 없다. 헤어진 가족에 대한 애절함도 그들에게는 없다. 통일은 윤리 교과서의 한 단원이고 할아버지, 할머니의 일일 뿐이다. 통일했을 때, 경제적으로 후진국인 북한을 개발하는데 많은 돈이 필요할 것이고 이는 우리의 경제 수준까지 하락시킨다는 것이 그들의 반대 이유이다. 위 세대가 이룩해 놓은 편리함을 누리던 그들은 고생스러운 생활을 견딜 수 없는 것이다.

이 두 집단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바로 자기 이익 중심으로 통일을 바라본다는 것이다. 이 두 집단은 민족이 통일되면 현재 자신들이 누리던 것들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제시된 글의 윤직원 영감도 이들과 같은 부류이다. 많은 부를 축적할 수 있는 그에게 일제시대는 '태평 천하'이다. 이렇게 좋은 시대에 반항하는 손자를 윤직원 영감은 이해할 수도 용서할 수도 없다. 그에게 해방된 후의 사회란 재산이 어떻게 될 지 모르는 불안한 사회인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개인의 이익에만 급급하고 민족이나 국가의 일에는 무관심하다. 이러한 사람들이 존재할 때 사회 전체의 발전이 늦어지는 것이다.

통일을 반대하는 세력들이 꼭 알아야 할 것들이 있다. 통일은 이익을 따지는 차원의 것이 아니다. 통일은 전민족적 염원이고 언젠가는 꼭 풀어야 할 숙제이다. 사익에 눈이 멀어 통일을 보류한다면 이산 가족들에게는 가슴의 큰 상처를, 후손들에게는 '세상에 단 하나 뿐인 민족 분단 국가'라는 오명을 남기게 될 것이다. 또한 인도적 차원에서도 세계적 비난을 피할 수 없다. 눈앞의 작은 이익을 위해 민족적인 염원을 포기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문미정 성화여고 3학년

---53차문제

문제 : 지금 세계는 '사이버 테러'와 전쟁 중에 있다. 이제 국가적 차원에서 정보 관리의 수준을 넘어 전쟁에서까지 사이버 테러를 이용하고 있다. 우리 나라도 이런 사이버 테러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기구를 설립하여 대응하고 있으나 아직은 미미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한 효율적 대응을 위해 개인과 국가적 차원에서의 바람직한 대응 및 윤리적 태도를 논술하라.

현재까지 나타난 사이버 테러의 수단은 해킹과 컴퓨터 바이러스 두 종류가 있다. 원래 컴퓨터 마니아들의 순수한 컴퓨터 침입을 뜻하던 해킹은 이제 단순한 호기심과 영웅적 발로에서 벗어나 대상 시스템에 대한 물리적 파괴와 정보 유출, 나아가 돈을 노리는 사이버 테러화의 양상으로 변화하고 있다. 해킹의 방법도 시스템이나 네트워크의 취약점을 이용해 침입하거나 스팸메일, 시스템 부하를 유발해 정상적 작동을 불가능하게 하는 서비스 거부 공격은 기본이다. 네트워크상에서 떠도는 IP(Interment Protocol)정보를 몰래 가로채는 스누핑(Snuffing), 스스로 어떤 시스템으로 가장해 다른 시스템에 가야 할 정보를 읽어 들이는 스푸핑(Spoofing)과 같은 기법도 이용된다. 특정 시스템에 침투한 후 13일의 금요일과 같은 특정 조건에 도달하면 시스템을 다운시키거나 파괴해 버리는 논리 폭탄은 지뢰에 비유되기도 한다.

컴퓨터 바이러스는 일단 제작, 전파된 것은 완전한 퇴치가 힘들며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는데 불과 몇 시간 걸리지 않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지난 5월 발생했던 러브바이러스는 전세계적으로 수천만 대의 컴퓨터를 감염시켰고 미연방수사국을 비롯 각국 정부 주요 기관의 컴퓨터 시스템을 한때 마비시켜 피해가 약 1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2월 7일 미국의 야후가 사이버 공격을 받고 약 3시간 정도 서비스가 마비된 것을 시작으로 인터넷 서점인 아마존, 전자 상거래 업체인 바이닷컴, 경매사이트인 e-베이, CNN방송 등이 약 3일에 걸쳐 사이버 공격을 받아 정상적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가 되었다.

지난 91년 걸프전 개전시 미해군은 전자기탄두를 장착한 미사일을 사용해 이라크 남부 국경에 있는 방공망을 마비시켰고, 북대서양 조약기구의 중국 대사관 오폭 이후 미백악관과 국무성을 비롯한 사이트는 중국어와 영어로 된 각종 낙서로 도배돼 24시간 동안 사용불능의 상태에 이르기도 했다.

자국의 정보 및 정보통신기반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각종 정책과 정보보호 기술의 개발을 범정부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다. 사이버 테러 기술은 군사적 측면에서 미사일 한 발 발사하지 않고도 해커 군인들이 은행과 금융권을 마비시키고 정보통신 기술을 이용하고 있는 수송 통신 기능을 마비시키는 전략·전술을 채택하는 방향으로 활용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 98년 물리적 및 사이버 위협으로부터 주요 기반 구조를 보호하고 포괄적인 국가 전략을 명확히 하기 위해 대통령 소속 하에 '주요 정보통신기반 구조보호 위원회'를 설립했다.

또 연방수사국에 '국가 기반구조 보호센터'를 설립, 사이버 위협에 대한 방어, 탐지, 위협 평가, 경고 조사, 법집행 등을 맡도록 했고 99년에는 버지니아주의 대서양 사령부가 사이버 전쟁의 통합 사령부 역할을 수행하고 사이버 전쟁의 총책임은 콜로라도에 있는 우주선 사령부가 책임을 지도록 했다.

영국은 지난 3월 국가 기간 시설에 대한 안전 보안 대책을 효율적으로 마련하기 위해 정부내 '국가기반시설보안조정기구'를 설립했으며 중국도 지난 97년 컴퓨터 바이러스부대를 창설한 이래 정보 전쟁을 담당할 제4의 기구를 창설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만은 현재 중국 본토를 공격할 컴퓨터 바이러스를 2천개 이상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 본토의 36만대 컴퓨터를 파기했던 체르노빌 바이러스도 대만에서 개발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나라의 경우도 국가정보원은 지난 99년 8월 국가 공공기관의 사이버 테러 사고대응팀인 '정보보안119'를 설립, 사이버 테러 예방을 위한 바이러스 경보, 최신 사이버 테러 동향 게재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아직은 국가 공공 기관의 해킹 사고가 미미한 수준이지만 보안등급 '가'급인 모연구소의 경우 평가인증된 침입차단 시스템을 설치했으나 운영부실로 내부 연구원의 리눅스 서버가 해킹당해 상당량의 정보가 외부에 노출됐고 해커가 이를 경유지로 이용, 미국 정부 기관 등 5천여개 전산망에 서비스 방해 공격을 시도해 각국 피해기관의 항의 메일이 수십건 접수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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