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진 개혁이냐, 안정속 변화냐?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프리아스(46) 현 대통령과 야당연합 프란시스코 아리아스 카르데나스(50) 후보가 30일 실시되는 대선에서 격돌한다. 임기 6년의 새 대통령을 뽑는 이번 선거는 지난 5월말 실시될 예정이었다가 투.개표 컴퓨터 오류 가능성과 선거 부정 시비로 2개월 연기된 것.
재선에 도전하는 차베스 대통령은 좌익 민족주의자. '정치.사회 혁명'을 기치로 내걸고 대통령에 당선된 뒤 전례없는 개혁작업을 추진해 왔다. 국민의 70%나 되는 빈민층을 지지 기반으로 삼고 있는 그는, 민영산업의 재국영화와 부정부패 척결, 부정 축재자의 재산 몰수, 완전 고용, 빈곤 추방 등 사회주의 색채가 짙은 공약을 내걸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말 2만5천여명의 희생자를 낸 사상 최악의 수재와 복구 과정에서의 지나친 군 개입, 가톨릭 교회와의 마찰 등으로 인기가 예전 같잖다. 또 효율적 재분배 정책이나 복지 프로그램의 뒷받침 없이 개혁을 추진해 서민 삶의 질이 나아진 게 없으며, 부패 척결은 옛 지배질서를 대충 손질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온건 개혁 성향인 아리아스 후보는 이같은 차베스식 개혁에 실망하거나 불안을 느끼는 보수우익 기득권층과 중산층의 지지를 기반으로 삼고 있다. 그는 시장 개방 등 자유시장 정책을 옹호하면서 부패 척결과 치안 확보, 매년 50만개의 일자리 창출, 인플레 억제, 근로자 처우 개선 등을 공약으로 내걸고 점진적인 사회 개혁을 약속하고 있다.
한때 그의 온건 개혁론이 지지를 얻으면서 당선 가능성까지 점쳐지자 다급해진 차베스 대통령은 공공부문 근로자 임금과 월 최저임금을 각각 20% 올리고 국민연금 지급액도 무려 44%나 인상하는 등 민심 얻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었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 차베스 대통령이 아리아스 후보를 15~17%p차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변이 없는 한 차베스가 재선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金英修기자 stel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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