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담배업계가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해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유엔무역개발위원회(UNCTAD), 유엔경제사회이사회(ECOSOC), 국제노동기구(ILO), 세계은행 등 유엔 및 국제기구를 상대로 광범위한 금연운동 반대공작을 전개했다고 WHO가 2일 폭로했다.
WHO는 이날 제네바 소재 유엔유럽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담배업계의 로비를 받고 내부 비밀정보를 유출한 공모자에 대한 조사에 착수키로 했다고 밝히고, FAO 등 관련 국제기구의 독자적인 조사를 촉구하고 나서 적지않은 파문이 예상된다.이들은 특히 일부 언론인도 담배업계의 방해공작에 포섭됐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신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관련 조사위원장인 젤트너 국장은 "현재까지 파악된 로비자금은 200여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으나 실제로 금액은 더 엄청난 규모가 될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246쪽 분량의 보고서는 담배업계가 전세계적인 금연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WHO를 적으로 간주, 첩자를 보내 내부 비밀정보를 빼내는 등 조직적인 방해공작을 전개했다고 지적하면서 구체적인 수법과 관련자의 신원을 공개했다.
WHO는 전세계 최초의 보건관련 국제조약이 될 '담배통제기본협약'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 협약이 강제력을 발휘할 경우 담배업계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될것으로 예견돼왔다.
담배업계의 로비는 이미 오래 전부터 정평이 나 있으나 WHO의 이번폭로는 국제기구의 연루사실을 처음으로 입증하는 것이다.
따라서 제네바 소재 유럽유엔본부 주변에서는 WHO가 오는 10월로 예정된 담배통제기본협약 1차 협상을 앞두고 내외의 불씨를 일거에 제거하고 이를 계기로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담배통제기본협약은 그로할렘 브룬트란트 WHO 사무총장의 최대역점 사업으로 10월12, 13일 사상 최초의 공청회 개최에 이어 10월16일부터 21일까지 본격적인 협상이시작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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