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헝가리인 전쟁포로 55년만에 귀향

지난 55년 동안 세상에서 잊혀진 채 러시아 정신병원에 갇혀지내던 헝가리인 전쟁포로가 마침내 고향으로 되돌아 갈수 있게 됐다.

모스크바 주재 헝가리 고위외교관은 3일 "전쟁포로 안드라스 타마스(75)의 헝가리 영주권이 곧 승인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고 영국BBC 방송이 전했다.

타마스씨가 러시아 북부지역 코텔니치 정신병원에 수용된 것은 지난 1947년. 주치의 슬로박 박사를 만나기 전까지 50년 이상 타마스씨는 그저 정신이 온전하지 못한 러시아 노인일 뿐이었다.

그러나 세심한 슬로박 박사는 자신의 환자가 러시아 말은 한마디도 못하면서 헝가리 말은 할줄 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놀랐다. 슬로박 박사의 노력은 끈질겼지만 불완전한 기록과 환자의 불안정한 정신상태 때문에 타마스의 신원을 확인하는 데 몇년이 걸렸다.

저명한 헝가리 정신과의사 안드라스 비어는 타마스씨가 2차대전중 참전했다가 구 소련군의 포로가 된 헝가리인임을 밝히는 과정에서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러시아를 직접 방문, 타마스씨를 인터뷰한 안드라스 박사는 "그가 구사할수 있는 언어는 50년전에 사용했던 헝가리어 뿐이라는 사실 등을 미뤄볼 때 2차대전 전쟁포로임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또 "헝가리어로 말하면 타마스씨의 정신상태가 두드러게 호전되고 있다"며 "즉각 고국으로 귀향할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부다페스트 언론들도 타마스씨가 헝가리인임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면서 귀향이 하루속히 이뤄질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신속한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한국정부와 여론의 무관심 속에 북녘땅에서 50년 이상 한숨으로 지내고 있는 6·25 국군포로들이 고향으로 돌아올수 있는 날은 언제나 될까.

石珉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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