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본리동 김창환씨
"살아 생전에 북에 두고 온 가족을 만날 수 있게 되어 여한이 없습니다"
오는 15일 방북을 앞둔 김창환씨(84.대구시 달서구 본리동.사진)는 반세기동안 억눌려 있던 엉어리를 풀 수 있다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아내와 자식들이 살아 있다는 것 만으로도 기뻤습니다. 열흘 뒤면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김씨는 자신보다 더 적극적으로 상봉신청을 하고 북쪽에 아내와 자식이 살아 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도 함께 기뻐해 준 남쪽의 가족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평남 대동군 남권면 남정리가 고향인 김씨는 1951년 1.4후퇴 당시 중공군을 잠시만 피한 다는 생각으로 고향을 떠난 것이 반세기 생이별의 시작이었다.
월남 이후 대구에 정착한 김씨는 철공업을 하면서 4남1녀를 두는 등 새 가정을 꾸렸으나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는 북측 가족들에 대한 그리움은 항상 멍에로 남아 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북녘에 두고 온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깊어만 갔지만 행여 북녘가족에게 불이익이나 해를 끼치지 않을까 걱정돼 그동안 생사확인조차 할 생각도 못했다.
50년도 굳게 참아온 김씨에게 요즘 하루는 너무 길게만 느껴진다. 건강한 모습으로 북측 가족을 만나기 위해 아침으로 동네 산책도 하고 만나면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여러가지 고민으로 바쁘지만 시간이 멈춰 선 것 같다는 김씨. 가족을 만나면 욕심같아서는 많은 선물을 하고 싶지만 나이가 많아 간편한 것으로 갖고 가기로 했다. 그래놓고도 품목은 선뜻 정하지 못해 하루에도 여러번씩 마음이 바뀌고 있다.
"아내와 자식들이 살아 있다는 사실이 자다가도 믿어지지가 않아요" 50여년 회한의 세월을 뛰어 넘는 웃음꽃이 김씨의 주름진 얼굴에 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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