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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술은 어떨까

8·15 이산가족 상봉은 가족간의 가슴 벅찬 재회와 함께 단절된 북한의 문화를 알자는 움직임도 낳고 있다. 북측 방문단 중 화가로는 유일하게 포함된 인민예술가 정창모(68)씨의 방문을 계기로 북한 화가들과 그들의 작품세계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월간 '아트'지는 7월호와 8월호에 걸쳐 1999년판 '조선력대미술가편람'을 근거로 북한의 미술계 인사 170명을 사진 및 작품과 함께 정리, 눈길을 끌고 있다.

이에 따르면 경북 칠곡 출신의 화가 이쾌대는 사망연대가 남한에서 알려진 1987년보다 훨씬 앞선 1962년으로 밝혀졌으며 이번에 서울을 방문하는 정씨는 '북만의 봄'을 비롯, '묘향산 비선폭포' '4·19용사들' 등으로 북한 산수화의 대가로 꼽히는 인물.

북한 미술계는 94년 이후 강정임, 리건영,리쾌대,리팔찬,리해성,림홍은,문석오,손영기,윤자선,정온녀,정창모,최재덕,황영준,황태년,황헌영,한상익 등을 연감에 넣어 그들의 작품을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와 함께 북한 근대미술의 거봉인 김관호, 1960년에 북한으로 간 재일교포 화가 조양규, 운보 김기창 화백의 동생 김기만, 조선미술가동맹 중앙위원장을 지낸 정관철, 1982년 인민예술가 칭호를 받은 정종여 등도 주요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북한 미술의 특징은 사실주의에 바탕을 둔 '조선화'. 유화 기법을 가미하되 물감을 덕지덕지 칠하지 않은 맑은 느낌의 채색화이나 초기의 서정적 화면에서 탈피, 현재는 주체사상을 소재로 한 그림, 산수화 정도에 머물러 있어 미술 수준은 70년대 이후 퇴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앵포르멜이나, 미니멀리즘, 비디오 아트 등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되는 국제 미술계의 흐름과는 '섬'처럼 동떨어져 있는 상태이다. 이는 천재 소녀화가로 알려진 오은별의 예에서 보듯 역량은 출중하나 독자적 예술세계를 쌓아나가기 보다는 판에 박은 그림을 모사하는 데 주력하기 때문이다.

金知奭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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