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경찰의 처우개선

경찰서에 '주취자(酒醉者)안정실'을 마련한다고 한다. 말하자면 술에 만취해 온갖 욕설과 행패를 부리는 주당(酒黨)들을 술이 깰때까지 경찰에서 안전하게 보호했다가 무사히 귀가시킨다는게 근본취지. 거의 즉심대상자들을 경찰이 포용하겠다는 온정이 느껴지는 대민서비스이다. 경찰이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다는걸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것중의 한 예에 속한다. 경찰서 청사마다 붙어 있는 '생각을 바꾸면 미래가 보인다'는 구호가 '작은 실천'으로 옮겨지고 있음을 느끼는 대목이다.

▲'포돌이 양심방'도 마찬가지이다. 교통경찰이나 민원담당 경찰에게 시민들이 은근슬쩍 건네는 '작은 뇌물'을 챙기지 않고 경찰의 마스코트로 이름 지은 '양심방'에 자진 신고하도록해 '청렴성'을 내외에 고취시키자는게 운영취지. 이것도 전국적으로 크게 성공하고 있는 경찰의 양심선언이자 경찰에 끈질기게 붙어다니는 '부패근절'의 의지를 다지는 것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그 뿐아니다. 대구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과속단속 무인카메라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 반면 가로에 '경찰관제복'이 그만큼 사라지고 있다. 경찰제복 대신 카메라가 과속을 지키고 있다. 이것도 따지고보면 경찰이 이젠 '딱지수입금'을 근절하고 대민마찰을 줄여, 확연하게 달라진 '경찰상'을 심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그 효과는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사정할 곳도 없고 욕할 곳도 없는 '카메라'의 위력은 운전자들의 '자진 감속'으로 확산되고 있다. 큰 결실이다.

▲경찰은 자체개혁에 나서면서 스스로를 '행정의 SOC(사회간접자본)'라 자처하고 있다. 만약 경찰이 하루라도 파업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 '의료대란'의 정도가 아니라 가히 무정부상태로 이 사회는 엉망이 될건 뻔한 이치이다. 그러고도 마치 공기처럼 시민들은 경찰의 중요성을 느끼지 못하며 살고 있을뿐이라고 경찰은 주장한다. 그 SOC가 대우를 제대로 못받고 막힌 곳이 많으면 그 피해는 바로 국민들 자신임을 알아달라면서 경찰의 처우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휴가철 피서지 치안을 위해 파견된 어느 경찰간부의 호소가 처우개선의 절실함을 대변하고도 남는다. "부하직원들의 한끼당 1천원하는 야식비가 없어 지역유지를 찾아가야 하는 이게 오늘의 경찰현실 입니다" 이런 '배고픈 경찰'을 가지고는 국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선진사회가 이룩되기 어렵다. 국민생활의 안정을 위해서도 경찰의 사회적 위상과 대우는 달라져야 하겠다.

박창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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