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과 평양에서 가족들과 생이별을 한 이산가족들이 식욕부진, 불안, 우울증 등 상봉후유증을 겪고 있다.
이날 서울에서 맏아들 민창근(67)씨를 북한으로 보내고 인천 집으로 돌아간 어머니 이영희(87)씨는 집에 들어서자 잠을 청했다.
3박4일동안의 만남과 이별이 꿈만 같았고 아들이 자꾸 눈에 아른거렸기 때문이다.
이씨는 "꿈에서나마 아들의 모습을 보려했는데 잘 되지 않았다"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이날 김포공항에서 딸 김옥배(62.여.평양음대 무용과 교수)씨를 떠나보낸 어머니 홍길순(88)씨는 현재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있으며 한때 혼절까지 했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동생 숙배씨는 "언니가 살아있는 줄 몰랐을 땐 가끔 그립기만 했는데 만났다헤어지니 너무 가슴이 아프다"며 "비행기에 타고 혼자 돌아가는 모습을 보고 가슴에 바위만한 응어리가 생겼다"고 말했다.
형 양원렬(70.김철주사범대 교수)씨를 상봉했던 문열(63)씨도 형과의 이별 뒤마음을 잡지 못해 이날 집 밖에서 계속 서성이고 있었다.
문열씨의 아내 정인혜(60)씨는 "기약없는 이별이 언제까지 계속될 지 너무나답답하고 가슴아프다"며 "남편도 형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전쟁 때 헤어졌던 형님 박연달(66)씨을 만났던 연진(64)씨는 "너무도 짧은만남에 아쉬움만 커졌다"며 애통해 했고 평양에서 동생 상옥(66.여)씨를 만나고 김포 집으로 돌아온 신윤옥(75.여)씨도 "만날 때는 기뻤지만 지금은 너무 허전하다"고 아쉬운 표정이었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가족들과 다시 이별한 이산가족들의 경우 스트레스 조절중추의 자극으로 인해 가슴이 두근거리고 초조, 불안, 수면장애 등의 증상을 보일 수있다"며 "특히 60∼80대 노인들은 감정이 지나치게 격해지면 심장마비나 장기기능이상 등 부작용이 유발될 수 있으므로 수면과 식사 등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심할경우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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