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집 주치의-무릎 관절염

얼마 전 할머니 한 분이 부축을 받으며 병원에 왔다. 열이 엄청나게 나면서 한기가 들어 벌벌 떨고, 무릎은 부어서 움직일 수 없는 지경이었다. 할머니는 오랫 동안의 무릎 통증을 고치우려고 용하다는 곳은 다 가봤다고 했다. 그래도 별효과가 없자 며칠 전에는 벌침을 맞았다는 것.

입원과 수술로 겨우 위기는 넘겼지만 목숨까지 위태로울뻔 한 일이었다. 할머니의 병은 무릎의 화농성 관절염에 의한 전신적인 폐혈증. 그런데도 벌침이나 맞으며 혼자 판단하고 있었던 것이다.

허리 통증은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는 증상. 국민의 약 80%가 일생 중 한번은 겪는다. 특히 30%는 증상이 심해 적극적인 치료를 받지 않으면 생명을 위협 받을 수도 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허리병 중에서도 흔한 것은, 나이가 들면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무릎 관절에 생기는 퇴행성 염증이다. 퇴행성이라는 것은 신체 기관이 낡아 생기는 것이라는 의미. 퇴행성 관절염도 연골이 닳아 없어진 병으로, 근본적 치료 방법은 무릎 관절 인공 전치환술 뿐이다. 드물잖게 뜸을 뜬다든지 벌침을 맞는다든지 하지만, 잘못하면 오히려 심한 통증을 가함으로써 부작용을 부를 수도 있다.

근본적이지는 않더라도 효과 있는 치료 수단으로 약물·물리치료·운동 등이 꼽힌다. 약물로는 아스피린 제제, 항염제, 스테로이드 등이 사용되고, 최근에는 수탉 볏에서 추출한 히알부론산이 애용된다. 이것은 손상받은 연골 세포를 재생시키고 관절 윤활 작용을 촉진시킬 뿐 아니라, 부작용이 거의 없다.

또 서구에서 영양식품으로 널리 쓰이는 글루코사민과 콘드로이틴도 매일 복용하면 관절 연골세포 파괴 효소의 발생을 억제하고 통증도 줄일 수 있다.

물리치료와 운동요법을 병행하면 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운동요법으로는 자전거 타기, 수영 등이 권장된다. 그러나 이러고도 효과가 없으면 수술을 받아야 한다.

나이가 든다고 누구나 퇴행성 관절염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규칙적인 운동으로 관절액의 윤활작용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면 관절이 보호되고 영양 공급이 충분해져 예방이 가능하다.

온몸의 관절을 골고루 사용하고 균형 감각을 익히는 생활습관은 건강한 노년기를 보장해 준다.

우병철원장(대구 삼성정형외과, www.smclin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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