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도전 노화이기기(2)-유해산소를 막아라

인간은 왜 늙는 것일까? 왜 나이가 들면 힘이 빠지고, 주름살이 생기고, 병이 찾아오고, 결국은 죽게 되는 것일까?

학자들은 노화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았다. 그러나 어느 한가지 이론으로만 설명되기에는 너무나 복잡한 현상. 그 중 가장 각광받고 있는 것이 '유해산소설'이다.

유해산소(프리 래디칼 Free Radical)는 우리가 음식을 먹고 숨을 쉬는 한 어쩔 수 없이 생성되는 대사 부산물이다. 이것 역시 산소 분자이지만 짝을 이루지 못한 전자를 추가로 갖고 있다는 것이 일반 산소와 다른 점이다. 그래서 자신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다른 것을 산화(공격)시킨다.

이 산소가 세포막이나 유전자를 공격, 손상을 입혀 늙게 만들고 최종에는 죽음으로 끌고 간다는 이론이 유해산소설이다.

유해산소는 세포막에 있는 지질 성분을 공격, 과산화시킨다. 철이 산소와 접촉하면 녹슬 듯, 유해산소는 몸안의 세포막을 녹슬게 하는 것이다. 세포막이 녹슬면 영양소와 노폐물의 이동통로 역할을 못하게 된다. 성인형 당뇨병의 원인은 유해산소로 인한 인슐린 수용체의 문제가 관련되어 있다. 뇌졸중이나 심장병을 일으키는 동맥경화도 유해산소로 인한 혈관벽의 노화와 관련이 있다.

유해산소는 또 DNA를 공격, 세포 구조나 기능, 유전체계에 이상을 일으킨다. 연구에 따르면 유해산소는 하루에 약 10만번쯤 DNA를 공격한다고 한다. 암의 주범으로까지 지목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노화를 예방하고 건강 장수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노화 물질인 유해산소가 생기는 것을 막아야 한다.

첫째는 금연이다. 담배 연기 속에는 세포를 늙게 만드는 활성산소가 많이 들어있는데다 폐를 자극, 활성산소를 더 많이 만들어 노화를 촉진한다. 여러가지 독성 가스로 이루어진 담배 연기는 세포노화와 다른 질병의 원인이다.

술도 조심해야 한다. 술을 많이 마시면 간 세포의 지질 과산화로 알코올성 간질환이 생기게 된다. 대기오염으로 생기는 일산화질소도 직접적인 산화작용으로 세포를 노화시키며 과도한 운동도 사람을 늙게 만드는 원인이다.

건강장수의 또 다른 비결은 세포가 산화되는 것을 막아주는 항산화제가 포함된 음식을 골고루 먹는 것이다. 항산화제는 체내의 유해산소를 없애고 유해산소의 공격을 받아 손상된 세포를 수리해 준다. 토코페롤(비타민E), 비타민C, 조효소Q, 몸안에 들어가면 비타민A로 바뀌는 베타카로텐, 알부민, 요산, 셀레니움, 플라보노이드, 카테킨(녹차성분) 등이 이런 역할을 한다.

항산화제를 골고루 섭취하는 식사요법은 '매일 색깔이 다른 야채를 작은 접시로 3개, 그리고 신선한 과일을 2쪽 먹는 것'이다. 이렇게 음식으로 항산화제를 섭취한 후 부족한 것은 약으로 보충하는 방법도 있다. 약을 복용할때는 반드시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이어야 한다. 흡연량이나 음주량, 스트레스 정도에 따라 사람마다 필요량이 다르므로 전문의의 자문을 받는 것이 좋다.

〈계명의대 가정의학과 dhkim@dsmc.or.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