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일인 다역'이란 이렇게 하는 거야

1인 8역으로 화제를 모은 에디 머피의 '너티 프로페서'(Nutty Professor2:2000년 작)가 개봉됐다.

'너티 프로페서' 시리즈는 한마디로 에디 머피를 위한 영화다. 물론 분장술의 놀라운 기술이 바탕이 됐지만 각 캐릭터의 키 포인트를 잡아 연기하는 재능은 에디 머피가 아니곤 힘들다.

순간적인 다이어트약을 개발해 날씬한 바람둥이가 됐던 1편의 클럼프 교수. 아름다운 동료 교수 데니스(자넷 잭슨)와 조심스럽게 사랑을 확인해 가는 중인데다 이번에는 젊음을 되찾는 혈청 세럼까지 발명한다. 그러나 전편의 또 다른 존재인 버디 러브가 출몰한다. 그의 유전자 속에 잠재해 있던 버디 러브는 클럼프의 의식까지 지배하려 들고, 급기야 망나니 같은 행동으로 데니스와 헤어질 위기에 처한다.클럼프는 DNA 추출법을 이용해 그를 분리해 버린다. 그러나 유전자 합성으로 강아지 인간이 된 버디가 그의 앞에 나타나고 설상가상으로 DNA 부작용으로 클럼프의 지능마저 떨어진다.

망나니 버디 러브에서부터 엄청나게 남자를 밝히는 할머니까지 1인 8역(전편에선 7역)을 머피 혼자서 소화해 냈다. 워낙 분장이 정교하다 보니 "저게 과연 에디 머피일까?" 의심이 갈 정도. 엄마 아빠 형 할머니 등 한가족을 모두 혼자서 연기하는 것은 전무후무한 일이다. 덕분에 출연자 명단이 단촐해 졌다.

에디 머피는 8명의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매일 3-4시간씩 분장해야 했고, 억양을 바꾸기 위해 애를 먹었다.

짜임새 있던 전편에 비해 요즘 유행하는 화장실 유머에다 슬랩스틱 코미디, 패러디까지 덧붙여 다소 '왁자지껄'한 속편이 됐다. 에디 머피의 '오버'를 주저 앉히는 것이 지성과 미모, 고운 마음씨까지 겸비한 데니스 역을 맡은 가수 자넷 잭슨. 마이클 잭슨의 여동생인 그녀는 이 영화의 주제곡 'Doesn't Really Matter'를 불러 빌보드 차트 정상에 오르는 저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감독은 피터 시걸. 105분. 18세 관람가. 7일 대구극장 개봉.

김중기기자 filmt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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