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한 북한 인사 가운데 최고위급인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은 8일 오후 1시 33분(한국시간 9일 새벽 5시33분)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802편으로 샌프란시스코에 도착, 북-미 관계에서 새로운 장을 열게될 역사적인 미국 방문 일정에 들어갔다.
오후 1시 55분 출구에 모습을 드러낸 감색 싱글 정장에 붉은색 넥타이 차림의 조 부위원장은 건장한 체구에 활기찬 모습이었으며 강석주(姜錫柱) 외무성 제1부상 등 일행과 함께 일반 승객과 달리 예우를 받으며 출구를 나왔다.
조 부위원장은 뒷짐을 진채 여유있는 걸음걸이로 나와 잠시 멈춰서 취재진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였으며 윌리엄 페리 전 대북조정관이 함께 서 포즈를 취했다.
조 부위원장은 공항 접견실에서 이형철 유엔주재 북한대사와 이근 차석 대사 등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 관리들의 영접을 받은 뒤 국무부가 제공한 리무진편으로 시내로 이동했다.
조 부위원장은 출구에서 기다리던 약 50명의 취재진이 던지는 질문에 답하지 않고 곧바로 리무진에 탑승했으나 얼굴에 엷은 미소를 띤 채 취재진들을 바라보며 다시 손을 흔들었다. 리무진에는 페리 전 대북 조정관이 동승했다.
이날 공항에는 교도통신, TBS, 후지 TV 등 일본 기자들이 미국의 북한 테러지원국 해제와 북한에 있는 적군파들의 처리문제가 연계돼 있기 때문인지 깊은 관심을 보이며 취재 경쟁을 벌였다.
조 부위원장이 시내에 여장을 풀 장소는 즉각 공개되지 않았으며 페리 전 조정관이 연구 활동중인 스탠퍼드대 사택이나 공항 인근 호텔 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았다.
미 당국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사이자 군부 제2인자인 조명록 차수의 샌프란시스코 도착을 앞두고 출입 차량에 대한 보안 검색을 실시하고 조 부위원장의 공항 통과 절차를 신속하게 하는 등 경호 및 예우에 각별한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였다샌프란시스코 공항에는 10여명의 국무부 경호팀이 나와 사전 경호를 펼쳤으며 이들은 폭발물 탐지견을 동원, 조 부위원장의 차량 행렬에 동원된 경호차량의 뒤 트렁크 등을 열어보는 등 삼엄한 경계를 폈다.
국무부는 앞서 김영남 북한 최고 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일행의 프랑크푸르트 공항의 몸수색 사건을 염두에 둔 듯, 사전에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측에 조 부위원장의 도착 사실을 서면 통고, 일행은 보안 검색대 안의 특별 라인을 통해 곧바로 통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측은 또 공항내 혼잡을 피해 조 부위원장 일행을 일반 승객이 이용하는 출구가 아니라 공항 진료소 출구로 인도하는 등 '프랑크푸르트 사건'의 재발을 막고 격식을 갖추기 위해 신경을 쓴 인상이 짙게 풍겼다.
현장에 나와있던 미 국무부 의전 담당 관계자인 프라이스 플로이드씨는 조 부위원장 일행이 신속하고 원활하게 공항을 통과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조 부위원장의 의전 차량 행렬은 선도에 경찰 오토바이 2대와 그 뒤에 경호 차량이 따르는 등 10대 정도로 이뤄졌으며 공항에 나와있던 여행객들은 10여대의 차량행렬이 나타나자 호기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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