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동분쟁 실마리가 없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정면 충돌이 일단 며칠간의 시간 여유를 벌었으나 미국 주도의 정상회담조차 쉽잖아지고, 팔레스타인도 폭력 중단을 거부하는 등 분쟁해결 노력이 난항을 겪고 있다.

이집트 외무장관은 10일 "미국 클린턴 대통령 주도의 3개국 정상회담은 다음주까지도 열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 측도 이 정상회담의 필요조건이 아직 충족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라파트 수반도 이날 코피 아난 UN사무총장과의 두차례 회담이 끝난 뒤 "바라크 총리가 경고에 경고, 또 경고를 하고 있다"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국제위원회의 진상조사만 거듭 촉구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바라크 총리는 "미국의 책임과 권한 아래에서의 조사만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유엔 인권위원회가 폭력사태를 조사하기 위해 다음주 중 이틀간 일정으로 임시회의를 열기로 했다고 외교소식통들이 10일 밝혔다. 한국을 포함한 인권위 소속 53개 회원국 가운데 과반수가 넘는 35개 회원국이 이에 찬성했으나, 이스라엘 대사는 "임시회의에서의 발언들 때문에 또다른 유혈사태가 촉발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결정에 유감을 표시했다. 특별회의가 소집 되기는 동티모르 사태 이후 처음이다.

한편 중재 노력을 계속 중인 코피 아난 총장은 "폭력행위는 억제될 수 있으며, 상황을 낙관한다"고 말했다.

이번 유혈 분쟁 해결의 관건은 레바논 헤즈볼라 게릴라들에 납치된 이스라엘 병사들의 석방 문제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헤즈볼라는 석방 대가로 이스라엘에 구속돼 있는 아랍인 죄수 1천600여명의 석방을 요구 중이며, 이스라엘은 병사들이 즉각 석방되지 않으면 보복을 단행하겠다고 경고했었다.

석방을 위해 미국 등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헤즈볼라를 설득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는 레바논의 실제적 섭정국인 시리아인 것으로 판단된다. 이때문에 최근 사망한 아버지의 뒤를 이어 받아 대통령이 된 시리아의 아사드의 능력 여부도 이번 사태로 드러날 것으로 주목되고 있다.

10일에도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의 라말라, 나블루스 등지에서는 유혈 충돌이 계속됐다.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는 9살 난 팔레스타인 소년이 이스라엘군의 총탄에 맞아 뇌사상태에 빠졌으며, 적어도 39명이 부상했다.

외신종합=박종봉기자 paxkore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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