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I -신도시 건설은 서울만 키운다

건설부와 국토연구원은 수도권에 건설경기 활성화와 수도권 주택난 해소 그리고 난개발방지를 명분으로 신도시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결국 수도권 비대화만 가져와 국토균형발전에 크게 저해하는 결과를 낳을 것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우리는 전국토면적의 11.8%에 인구의 4.3%가, 제조업체는 55.1%가, 행정기관 등 공공기관의 90%가, 100대 기업의 본사 95%가 수도권에 몰려있는 기형적인 나라이다.

이런 상황에서 또 수도권에 신도시를 건설하겠다고 하니 기가 막히지 않을 수 없다. 경기를 살리고 주택난을 해소한다고 하지만 이는 하나만 생각하고 둘은 생각하지 않은 단견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즉 그로인한 지방발전의 저해는 물론 수도권도 교통, 환경 등 갖가지 부작용에 시달릴 것이다. 이는 크게보면 국가경쟁력을 저하시키는 결과도 가져올 수 있다.

물론 이러한 건설부의 움직임에 대해 여당이 반대의사를 밝힌 것은 다행이다. 지금 수도권 과밀해소정책기획단을 만들어 놓고 수도권과밀문제를 검토하고 있는 민주당으로서는 당연한 반응이라고 본다. 건설경기보다 국토의 균형발전이 우선이라는 반박도 내놓고 있다. 옳은 얘기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 하나를 잊었다고 본다. 그것은 지방을 발전시켜 수도권에 사람이 모이지 않게 하면 주택난은 물론 각종 과밀의 폐해는 저절로 해소되는 것 아닌가. 행정권한의 지방이양이 가장 큰 몫이다. 지금까지 각종 규제의 50%를 철폐하고 행정권한을 지방으로 이양했다고 하나 형식적이었음이 각종 조사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실이 아닌가. 이래서는 지방이 발전할 수 없는 것이다. 지방만 발전되어 수도권에 사람이 몰리지 않는다면 수도권의 전세난을 걱정 할 필요도 없고 5년후를 대비한 주택공급률을 몇%로 할 것인가로 고심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수도권 공장총량제는 폐지되어서는 안된다.

더욱이 정보화시대에는 두뇌의 집적효과를 노려 서울로만 몰리고 있어 지방으로서는 위기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IMF후 수도권에만 벤처기업이 몰린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제는 전국토의 균형발전 차원에서 국토개발을 해야 할 시기이다. 수도권문제를 일시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신도시개발과 같은 임기응변식 대응만 한다면 이는 장기적으로 또다시 과밀같은 문제를 낳는 악순환을 되풀이 할 뿐이다. 정말 건설부의 엉뚱한 아이디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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