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KBS1 환경스페셜-'한라산 노루'오늘 방영

하얀 사슴이 뛰놀았다고 해서 이름붙여진 한라산 백록담(白鹿潭). 하지만 오늘날 한라산은 노루의 세상. 수천마리의 노루가 한라산을 누비고 있다.

KBS 1TV가 18일 밤 10시 방송하는 환경스페셜 '살아 있는 전설-한라산 노루'는 한때 멸종위기에 내몰렸다 지금은 돌아와 한라산의 주인이 된 노루 이야기를 다룬다. 광활한 관목숲과 넓은 초지의 형성으로 한라산은 노루 서식의 최적지. 지금 한라산에 서식하고 있는 노루는 줄잡아 2천500여마리에 이른다. 짧은 기간 멸종의 위기에서 벗어나 이처럼 개체수를 늘린 노루. 한라산은 지금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노루 집단서식지가 됐다.

그렇지만 한라산에도 노루의 천적은 있다. 들개떼. KBS가 1년여에 걸쳐 제작했다는 이 다큐멘터리에서는 들개들의 사냥 장면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특히 168일이라는 긴 임신 기간을 가진 암컷 노루들에게 들개떼는 심각한 위협. 밤이면 활동을 더 많이 하는 노루의 어둠속 취재를 통해 한라산 노루의 천적인 들개가 임신중인 노루를 협공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가족단위로 생활하는 노루는 네마리에서 일곱 마리가 한 무리가 돼 살아간다. 무리는 우두머리 수컷 한 마리에 암컷과 혈연관계에 있는 새끼들로 구성된다. 수컷은 자기 영역을 차지하기 위해 뿔을 나무에 갈아 단련하고 가족이 아닌 노루가 다가왔을때는 단호하게 밀어내기도 한다. 침입자나 다른 개체가 영역에 들어왔을때는 개처럼 컹컹 짖는다. 일종의 경고음인 셈. 후각은 예민해서 300~400m 떨어진 곳의 사람 냄새를 맡을 정도다. 노루는 별다른 무기가 없는 초식동물. 생존비결은 경계심과 달리기다.

이들 노루들이 한라산의 중산간지대가 경작지로 개발되면서 인간과의 영역다툼도 벌이고 있다. 더덕밭, 표고재배장 등이 노루 피해를 입고 있다. 하지만 밀렵과 들개의 위협에서 노루를 보호하기 위한 인간의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살아 있는 노루는 그 자체가 관광자원.

특수한 지형과 기후조건을 가진 한라산. 계절마다 독특한 풍광을 연출하는 한라산의 사계를 볼 수 있는 것은 덤이다.

정창룡기자 jc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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