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망향제를 드릴 수밖에 없는 불효자를 용서해주십시오" 21일 낮 12시 북구 침산동 침산공원 망배단. 이북5도민 대구지구 연합회가 주최한 합동 망향제가 실향민과 가족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숙연한 분위기속에 치러졌다.
이날 실향민들은 이산가족 상봉이 시작됐다는 기대심리와 더 기다릴 수 없다는 조급한 심정이 엇갈린 듯 착잡한 표정이었다.
대부분 여생이 얼마남지 않은 60, 70대여서 기다릴 수 있는 시간과 만날 가족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5년째 망향제에 참석한 정혜숙(63.여.영천시 금호읍)씨는 "해마다 정든 얼굴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다"면서 "제사를 주관하고 있는 차완용(80) 회장님만 해도 작년에는 건강하고 말씀도 잘 하셨는데…"라며 눈시울을 적셨다.
박승학(75.대구시 중구 종로1가)씨는 "부모님이 살아 계시다면 100세가 넘어셨는데 불효가 막심하다"며 "서신을 교환하고 면회소를 설치해 생사확인이라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실향민들은 북한의 갑작스런 이산가족 교류중단을 두고 나름대로의 의견을 내놓았다.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상 수상에 대한 시샘이라는 주장부터 미국과의 수교협상때문에 이산가족 문제에 신경쓸 여력이 없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북5도 대구사무소 한응수 소장은 "망향제 행사 자체는 예년과 다를 바 없으나 그리운 가족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기대심리는 무척 커졌다"면서 "실향 1세대가 죽고 나면 통일과 상봉 문제는 뒷전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회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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