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31일 할로윈데이를 전후해 미국의 극장가에 어둠의 왕자가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인간의 악을 지배하는 이 왕자는 무섭기도 하지만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어 이채롭다. 모든 소재를 주무르는데 탁월한 능력을 축적한 할리우드는 지난해 세기말 분위기에서 '엔드 오브 데이' '스티그마타' 등의 악령액션영화를 만들더니 올해에는 귀신쫓는 명절을 전후해 사탄을 코믹스럽게 변형시킨 '코믹호러'영화를 주로 내놓고 있다.
선두에는 심약한 마피아 보스를 소재로 한 영화 '애널라이즈 디스'의 감독 해롤드 라미스. 그는 코믹연기에 일가견이 있는 브랜든 프레이저와 엘리자베스 헐리를 주연으로 내세운 '(사탄에) 현혹된 사람(Bedazzled)'을 만들어 최근 개봉했다·지난 60년 작품을 리메이크한 이 영화는 부와 권력,미모를 갖춘 사탄(엘리자베스 헐리)과 주인공이 대결구도에 따라 엎치락뒤치락하는 것이 줄거리.
짐 캐리와 인기 쌍벽인 코믹 배우 아담 샌들러가 악마의 아들로 나오는 영화 '리틀 니키'도 11월초 개봉한다. 연기파 배우 하비 케이틀이 악마역을 맡아 패트리샤 아퀘트와 공연하는 이 영화에서 그 역시 좌충우돌하는 연기로 웃음을 선사한다. 이에 대해 해롤드 라미스감독은 "아담 샌들러의 영화보다 선수를 치기 위해 서둘러 제작을 완료했다"고 조크.
위노나 라이더가 광신자역을 맡아 무신론자(벤 채플린)에게 신앙을 불어넣는 '잃어버린 영혼'은 배우 멕 라이언이 제작에 참여, 지난해 만들어진 영화이나 '악령영화'붐에 밀려 개봉하지 못하다 1년만인 최근 개봉됐다. 개봉하자 마자 1주일여만에 800만 달러의 흥행수입으로 박스오피스 3위에 올라 기염을 토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70년대 만들어져 공포영화의 전형을 제시한 '엑소시스트'도 최근 다시 상영돼 린다 블레어의 신들린 연기가 인기를 얻고 있으며 '오멘'시리즈 3편도 DVD로 제작,시판중이다. 다큐멘터리형식의 공포영화로 인기를 얻었던 '블레어 위치'도 속편을 제작, 이달 중으로 개봉될 예정이며 공포영화의 대가 웨스 크레이븐 감독은 '드라큘라 2000'을 조만간 만들어 12월중 극장에 올릴 계획이다. 코믹공포든 정통공포든 공포영화 장르가 인기를 얻고 있는 데 대해 '잃어버린 영혼'의 제작자는 "사람들은 선과 악에 대한 질문에 끝없이 매혹되고 있다"라고 촌평.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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