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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금고의 '惡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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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상호신용금고와의 악연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허우적거리고 있다.과거 은행감독원과 증권감독원, 보험감독원, 신용관리기금이 통합, 작년 금융감독원으로 출범한 이후 조직을 뒤흔든 국장급 간부가 연루된 2개 사건이 모두 금고와 관련돼 있다.

이 때문에 금감원내에서 금고 검사.감독부서는 직원들이 가기를 꺼려하는 대표적인 비인기부서다. 탈 많고 말이 많은데다 일거리까지 쌓여 젊은 직원일수록 금고업무를 기피하고 있다.

금감원이 금고와 첫 악연을 맺은 것은 작년 5월. 당시 대한생명 관리인을 겸임했던 박 모 은행검사1국장이 사조상호신용금고(현 푸른상호신용금고) 대표로부터 1천3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재판과정을 통해 결국 박 국장의 수뢰금액은 1천300만원에서 '떡값' 300만원으로 줄어들었으나 당시 이 사건은 출범이후 조직을 채 추스르지도 못하고 있던 금감원에 엄청난 타격이었다.

은행검사 1국장은 검사담당 국장중 수석이어서 당시 기업.금융구조조정을 하느라 여념이 없던 후배 직원들에 대한 충격이 특히 컸다.

이 사건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이번에는 동방금고와 대신금고 대주주인 벤처기업가 정현준씨(한국디지탈라인사장) 불법대출과 로비에 장래찬 국장이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 금감원은 다시 된서리를 맞고 있다.

장 국장은 정현준씨의 사설펀드에 1억원을 넣고 투자손실금까지 받은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내부 조사나 검찰 수사에 응하지 않은채 도피행각을 벌이고 있어 자신이 몸담고 있던 조직에 2중, 3중의 피해를 주고 있다.

금감원 내부에서도 금고는 '복마전'으로 통한다. 전국에 걸쳐 160개가 산재한데다 상당수 금고들이 지역 토호세력이나 정치인과 연관돼 있어 각종 민원이 많기로 유명하다.

과거 금고 검사에 관여했던 금감원 관계자는 "부실금고 한 곳 정리하기가 은행폐쇄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고 토로했다. 지역금고들의 경우 정치인 1, 2명쯤은 당연히 배경으로 두고 있고 대주주나 경영진이 지역 유력자가 대부분인데다, 거래업체들이 지역 토착 기업들이어서 온갖 민원이 폭주한다는 것이다.

금감원 출범 당시 230여곳에 이르던 금고는 부실에따른 퇴출, 인수.합병 등으로 현재 160개 정도로 감소했고 20~30개가 추가 정리를 앞두고 있다.

구조조정이 가장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금융기관중에서 살아남기 위한 로비가 가장 치열한 곳도 금고다. 따라서 금고 업무에 관여하는 금감원 직원들은 부실금고들의 각종 연을 댄 '불꽃로비'에서 스스로를 지켜야하는 것도 고역이다.금고업계에 거세게 몰아쳤던 구조조정기에 금고 퇴출을 담당했던 장래찬 국장(전 비은행검사국장)이 '동방로비'에 휘말린 것도 로비 탁류속에서 스스로를 지키지 못한데 따른 업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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