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궁지몰린 두산 기사회생

'팔색조' 조계현과 '벤치 워머' 홍원기가 벼랑 끝에 몰린 두산을 살려 냈다.두산은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00 삼성 fn.com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조계현의 호투와 홍원기의 맹타로 현대를 6대0으로 눌러 3연패 끝에 1승을 올리고반격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이로써 3연패의 수모를 당하며 우승기를 현대에 내줄 위기에 빠졌던 두산은 가까스로 기사회생, 실낱같은 역전 우승을 노려볼 기회를 잡았다.

'직구에도 변화가 있다'는 조계현은 1차전에 이어 이날 선발투수로 나서 서두르는 현대 타자를 상대로 맞혀 잡는 경제적인 투구로 7이닝동안 안타 5개, 볼넷 3개를 내주고도 단 1점도 허용하지 않아 1차전 패배를 깨끗이 설욕했다.

이미 해태 시절 한국시리즈에서 4승을 거뒀던 조계현은 이날 36세6개월의 나이로 한국시리즈 최고령 승리 투수가 되는 기쁨을 누렸다.

지금까지 한국시리즈 최고령 승리투수는 86년 삼성 선발투수로 뛰었던 김일융(당시 35세5개월).

조계현의 호투를 뒷받침한 것은 대타 및 대수비 요원으로 경기 후반에나 출장하곤 했던 후보 3루수 홍원기의 맹타.

안경현 대신 이날 처음으로 선발 출장한 홍원기는 5회 1사후 좌익선상으로 빠지는 2루타를 쳐내, 볼넷을 골라 1루에 있던 홍성흔을 홈으로 불러들이는 귀중한 선취타점을 올렸다.

홍원기는 정수근의 중전 적시타 때 홈을 밟아 2대0으로 리드를 잡는 데 결정적인수훈을 세웠다.

홍원기의 '깜짝 맹타'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6회 우즈의 볼넷과 심정수의 내야안타, 그리고 강혁의 보내기 번트로 맞은 2사2-3루에서 타석에 등장한 홍원기는 현대의 3번째 투수 정명원을 상대로 통렬한 중전안타를 때려내 2타점을 추가했다.

두산은 4대0으로 앞선 7회 정수근의 3루타와 최훈재, 심정수의 연속안타로 2점을보태 승리를 굳혔다.

홍원기는 이날 3타수 2안타 3타점으로 주전 3루수 김동주의 공백을 메우며 두산의 수호천사로 등장했고 그동안 극심한 슬럼프에 빠져 있던 정수근은 4타수 3안타로 원기를 회복했다.

현대는 1차전 승리투수였던 김수경이 초반부터 제구력이 제대로 듣지 않아 투구수가 많아지면서 중반 고비를 넘기지 못한데다 집중력이 돋보이던 타선마저 찬스 때마다 번번이 범타로 물러나 우승 축하 파티를 다음으로 미루게됐다.

두산과 현대는 4일 오후 2시 잠실구장에서 5차전을 갖는다.

◇한국시리즈 4차전(잠실, 3일)

현 대 000000000-0

두 산 00002220×-6

△승리투수=조계현(1승1패)

△패전투수=김수경(1승1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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