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박창근 논설위원)

미국의 동부지역 거주민들까지 평생의 소원으로 꼽는게 미대륙을 횡단한 서부지역 여행이다. 그 여행의 표적에는 LA의 디지니랜드 관광이 우선 꼽히지만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 관광이 두번째가 될만큼 국내여행객들의 발길까지 끌어 들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가족3대가 블랙잭테이블에 둘러 앉아 1달러이하의 돈을 걸고 '딜러'와 벌이는 '노름'하는 장면을 보면 도저히 '도박'이라는 개념이 떠오른지 않는다. 그래서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업자들은 '갬블'대신 '게임'이란 표현을 쓰면서 가급적 '도박'의 나쁜이미지를 거둬내는 것이 그들의 최대관심사이다. 그 목표가 바로 가족레저 이벤트로의 정착이다. 시저스팔레스호텔의 '해전(海戰)'연출을 보고 전세계의 관광객들은 탄성을 지르고 프랑스 등 유럽유명도시 모형을 라스베이거스에 그대로 옮겨 놓은 것을 보고 '미국속의 유럽'을 즐긴다. 이런 각고의 노력으로 오늘의 라스베이거스는 연간 4천만명의 관광객들이 그야말로 붐비면서 엄청난 부(富)를 쌓는 대중성 카지노관광도시로 성공하고 있다. 그 부의 혜택으로 건설한 후버댐의 물의 재활용 시스템은 사막지대의 네바다주민들에게 '50년 가뭄'에도 물걱정없는 도시로 만들었고 부동산 매매에 따른 모든 세금이 감면되는 혜택을 누리고 있다. 한때는 관광객이 잃은 1백달러가 든 돈지갑이 단 1시간만에 그가 묵고 있는 호텔방에 되돌아왔다 할만큼 치안문제도 거의 완벽하다고 한다. 그 배경에는 라스베이거스를 지배하고 있는 '마피아'가 경찰을 능가할 만한 조직력을 가동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현지의 소문도 있다. 이건 폭력의 상징인 마피아마저 그 순기능만 라스베이거스에는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된다. 개장된지 1주일만에 수만명의 인파가 몰린 강원랜드에 당초 개설취지와는 사뭇 다른 부작용만 속출하고 있다한다. 벌써 수천만원을 날린 사람들이 있나하면 폭력배들의 주도권다툼, 고리사채업자들의 등장, 서비스부재등등…거기다 정작 폐광촌 주민들은 혜택은 커녕 오히려 현지인들의 카지노 출입이 늘면서 피해만 보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이런 부작용을 예상한 카지노의 역기능을 순기능으로 바꾸는 장·단기의 정책적 대안이 당초부터 과연 있었느냐에 그 미래가 달렸다. 그래서 라스베이거스는 그 모델로 우리가 그 노하우를 배워야 할 '선진지'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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