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상용차 퇴출직전까지 부품업체 생산독려

삼성이 상용차 퇴출 직전까지 퇴출사실을 감춘 채 협력업체에 공문을 보내 '원가절감운동'을 벌이는가 하면 '적정 재고량 확보', '이 달의 생산 목표' 등을 정하고 부품 생산을 독려한 것으로 드러나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약속을 파기하고 협력업체를 속인 부도덕한 행위'로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특히 삼성상용차 협력업체들은 대부분 당시 완성차 업체들의 극심한 반대로 거래 중단 위협 속에 삼성과 부품 협력 거래를 한 업체들이 대부분이어서 퇴출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생산을 계속하게 한데 대한 협력업체들의 분노가 더욱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 협력업체 대표들은 6일 대구시청에서 열린 삼성대책 긴급간담회에서 "삼성이 원가절감인 CR(Cost Reduction)운동을 전개하자는 공문을 보내와 기업을 계속하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이 때문에 추가 재고까지 누적됐다"고 삼성의 부도덕성을 비난했다.

또 다른 업체 대표는 "10월 한달동안 1천700여대를 생산하겠다고 생산목표량을 알려온 삼성이 한달도 안돼 사업 철수를 결정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한 협력업체 대표는 "삼성상용차는 수요가 적어 원자재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6개월치 이상의 원자재를 확보해 두고 있는데 갑자기 퇴출을 결정, 재고 처리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모 협력업체 대표도 "삼성상용차의 모든 결정이 삼성 그룹의 방침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아무런 의심없이 삼성측의 요구를 따랐다"며 "물량을 늘리는 데 대비해 달라고 주문할 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협력업체를 팽개쳐버리는 대기업의 비정함에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전국 226개 삼성상용차 협력업체들은 부품 납품 설비 및 원자재 확보를 위해 2천억원을 투자했으며 지난 5년동안 1천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6일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곽순철 (주)현덕 사장)를 결성한 삼성 상용차 협력업체들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문희갑 시장이 삼성상용차 고의 퇴출 행위를 방치한 사유를 밝히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협력업체에 대한 기만행위를 사죄하고 피해 보상을 하라"고 요구했다.

최정암기자 jeongam@imaeil.com 김가영기자 k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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