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검찰 동방 수사 답보

동방금고 불법대출 사건에 대한 검찰수사가 로비의혹의 벽을 뚫지 못한 채 답보상태에 빠져있다.

검찰은 당초 정현준 한국디지탈라인(KDL) 사장과 이경자 동방금고 부회장의 구속만기인 오는 14일께 수사결과를 발표키로 했으나 로비의혹 수사가 좀체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정,이씨가 국감에서 정.관계및 검찰 고위간부와 관련된 진술을 공개함에 따라 수사차질마저 우려된다.

◆정.관계 로비의혹=핵심은 여권실세 등 정치권 인사들이 이면약정을 맺고 사설펀드에 가입한 뒤 '뒤를 봐주는' 대가로 손실보전 등 로비를 받았느냐는 것이지만 정치인들의 펀드가입 흔적은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투자자 신원파악 결과 공무원과 언론인등 10여명이 나왔지만 정치권 인사는 없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정씨가 조성한 703억원 규모의 6개 펀드 가입자 653명의 신원확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씨측이 주도한 '비밀펀드'는 실체조차 확인 못한 상태다.특히 '정.관계 유력인사 쪽은 이씨측이 주도했다'는 정씨 진술이 일찍 확보됐지만 금감원 로비창구인 유조웅 동방금고 사장이 지난달 21일 미국으로 도피한데 이어 정치권 인사를 이씨에게 소개한 것으로 알려진 신양팩토링 오모 사장마저 지난달 26일 괌으로 출국, 수사가 벽에 봉착해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핵심인물들의 잇단 출국에 이어 장래찬 전 국장마저 자살하자 방조의혹을 제기하면서 검찰의 수사의지를 의심하고 있다.

◆금감원 로비의혹=유일반도체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저가발행에 따른 10억대 로비의혹도 이씨가 '정씨로부터 10억원의 로비자금을 받았지만 로비는 유 사장이 맡았다'고 진술함에 따라 수사에 별다른 진전이 없다.

검찰은 10억원이 BW 관련업무를 관장하는 조사총괄국 등으로 흘러들었을 것으로 보고 자금흐름을 추적, 금감원 간부들의 수뢰흔적은 일부 포착했지만 핵심 연결고리인 유씨가 출국하고 장씨마저 자살해버려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신금고 특별검사후 이 사장에 대한 징계가 면직에서 정직 2개월로 완화된 과정에 대한 수사도 진척이 없다.

검찰은 금고검사 담당인 비은행검사국과 징계수위를 결정한 심의제재위원회에 주목, 심의제재위 국장급 3명을 조사했지만 확실한 범죄혐의는 포착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근 전 금감위원장 등 금감원 고위간부에 대한 로비의혹을 제기한 정씨의 진술에 대해서도 "전해들었다는 얘기로 직접적인 조사단서는 못된다"며 조심스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그나마 이 전위원장은 지난달 27일 단기연수 목적으로 미국 LA로 출국한 것으로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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