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건설계열사들이 최근 3년 동안 대구시종합건설본부가 발주한 4천여억원의 공사 중 34%(금액기준)나 수주, 지역 대형공사의 특정업체 편중이 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삼성은 이기간 동안 계약금 300억원 이상 공사 4건 중 3건을 수주해 지역에서 '초대형 공사 수주 전문업체'란 말을 들을 정도이다. 대구시종합건설본부에 따르면 98~2000년 5억원 이상 공사 52건(4천150여억원) 중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등 삼성계열사들이 수주한 공사는 5건이지만 금액으론 1천384억원로 34%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비해 300억원 이상 공사 중 지역업체가 주간사로 참여한 경우가 없을뿐 아니라 포스코개발, 대림산업, 코오롱건설, LG건설 등 국내 우수 대기업 중에서도 1개사(대림산업)만이 수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은 특히 성서3차지방산업단지(399억원), 지산하수처리장(396억원), 안심하수처리장(524억원) 등 대구지역 초대형 공사를 잇따라 수주했다. 안심.지산하수처리장 입찰과정에서는 대구시종합건설본부가 삼성에 유리하도록 입찰을 진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탈락업체가 소송을 제기하는 사태를 빚기도 했다. 당시 종합건설본부장을 지냈던 남모씨는 6개월 뒤 특정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삼성물산은 97년에도 계약금 1천300억여원 규모의 대구종합경기장을 수주했고 신남네거리 지하철공사장(주간사 삼성물산)의 붕괴사고에도 불구하고, 800억원 규모의 상수도사업본부 공사계약을 체결, 여론의 반발을 샀다. 다른 대기업 수주 담당 임원은 "대구의 대형공사를 수주하기 위해서는 발주처보다 삼성의 눈치를 먼저 봐야한다는 소문이 날 정도로 대구지역에서 삼성의 영향력이 강한 것으로 느꼈다"며 "삼성의 이런 영향력 때문에 지역 중견건설업체들도 삼성 컨소시엄에 참여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종합건설본부 관계자는 "무슨 이유인지 모르지만 대구에서 삼성에 비해 다른 대기업들이 지역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문은 있지만 대구시는 원칙에 따라 입찰을 진행시켰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전계완기자 jkw68@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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