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 저주(咀呪)가 시작된 것은 카인부터라고 성서(聖書)는 기록하고 있다. 이브의 아들인 카인은 그의 동생인 아벨이 언제나 경쟁 상대였다. 여호와가 카인의 공물(貢物)에 대해 냉담하자 카인은 동생을 저주한 나머지 아벨을 죽여 버렸다. 그 결과 저주받은 카인은 낙원에서 추방되고 말았다. 역사의 기록들을 보더라도 저주를 통해 행복을 얻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오직 '나락'이 기다릴 따름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는 어떤가. 온통 '불신과 증오 투성이'다. '저주'로 치닫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치인과 지도적 위치에 있는 사람들마저 나랏일은 뒷전이고, '위장된 양심'으로 우리 사회를 뿌리째 뒤흔드는 느낌마저 없지 않다. 도덕성이 마비돼 부조리·직권남용·직무태만·직무유기·부정축재 등으로 얼룩지고 있는 모습을 얼마나 많이 보아 왔던가. 썩은 정치인과 공직자들이 자신의 실수와 부정과 부조리를 인정하지 않고 기만하려고만 하고 있지 않은지. 사익과 출세를 추구하고, 과오와 죄책을 합리화하며, 반대 의견과 행동에 대해서는 불법화하거나 배척하려 하고 있지는 않은지. 새삼 생각해볼 문제다. 만약 그렇다면 도덕성은 물론 따뜻한 인간주의적 협력자와 봉사자로서의 '사랑'을 회복해야 한다. 어느 시인의 '사랑은 나의 권력'이라고 한 말이 생각난다. 오죽 답답하면 그런 발상까지 하게 됐겠는가. 사랑만이 권력이 되는 사회, 사랑이 우리 사회의 버팀목이 되고 정신적 중추가 되는 세상은 정말 요원하기만 한 것일까. 사랑을 최고의 덕목으로 여기면서 나라와 겨레와 공익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하는 정치인과 공직자들을 자주 만나고 싶어진다. 최근 '사랑'에 대한 이색 연구가 나와 화제다. 영국 런던대 박사과정 중인 바텔스씨는 미국에서 열린 한 학회의 발표를 통해 MRI 촬영 결과 이성을 진정으로 사랑하면 뇌에 '불'이 켜지며, 이 같이 혈류량이 증가하는 뇌의 부위는 6~20곳이나 된다고 했다. 우리 모두가 이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뇌에 불을 켜며 살아간다면 이 세상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이태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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