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대통령이 1975년 종전 이후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16일 밤 베트남을 방문한다.
15?6일 이틀간 브루나이에서 열린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 참석한 클린턴은 이 회의가 끝나는 16일 밤 하노이에 도착, 3박4일 간의 베트남 방문을 시작한다. 클린턴은 첫날 밤 도착 후 한국계인 하노이 대우호텔에 묵으며, 부인 힐러리 여사는 미국에서 바로 베트남으로 향해 합류할 예정이다.
클린턴은 17일엔 오전에 대통령궁에서 열리는 공식 환영식, 천득렁 베트남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등에 참석한 뒤, 오후에는 하노이대학에서 공식 연설을 한다. 이 연설은 국내외에 TV를 통해 직접 중계되고, 양국간 현안 중 하나인 베트남의 인권문제가 여기서 거론될지가 관심을 끌고 있다.
클린턴은 18일에는 베트남전 중 공군기 추락으로 많은 미군 사망자를 낸 하터이성 미군유해 발굴지를 방문한 뒤 호치민(옛 이름 사이공)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19일엔 이곳 남부 메콩강 수재지역과 전쟁 유적지 등을 돌아보고 밤에 귀국길에 오른다.
장관급 6∼8명, 상원의원 20여명, 기업주 등 클린턴 공식 방문단만도 1천명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대기업들은 하노이, 호치민에서 현지 파트너와 베트남 투자 문제를 논의키로 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방문기간 중에 1천여명에 이르는 베트남전 실종 미군 및 그 유해 송환 문제, 양국간 무역협정의 실천 문제, 베트남에 대한 전쟁보상 문제 등을 중점 다룰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클린턴 왜 베트남 가나?
개인적인 야망과 미국의 계산이 함께 어우러진 것으로 분석된다. 개인적으로 두 나라 사이의 아픈 과거를 자기 손으로 청산하겠다는 욕심과, 국가적으로는 동아시아에서 급팽창 하고 있는 중국의 영향력을 조금이나마 막아 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8천만 인구를 가진 베트남 시장 확보도 목적 중 하나.
△개인적 욕심=클린턴은 임기 내에 베트남과 관련된 모든 문제를 자기 손으로 해결하겠다고 공언했었다. 이에따라 1994년 베트남에 대한 금수조치 해제, 1995년 양국 수교, 1999년 양국 무역협정 타결 등을 진행시켜 왔다.
이제 남은 것은 전쟁 보상문제 등. 하노이대학 연설에서는 특히 고엽제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책이 제시될 것으로 기대된다. 클린턴은 수천만 달러의 지원금을 갖고 간다는 소문도 있다.
△중국 견제= 동남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면서 중국을 견제해 온 베트남이 중국과 손을 맞잡을 경우, 미국은 이 지역에서 더이상 손뻗치기가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베트남은 작년 말 중국과의 육상 국경협정을 마무리하고, 올해부터는 해상 국경 확정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 지난 1, 2년 사이에 밀월관계가 지속되고 있다.
중국은 장쩌민 주석이 지난 11일부터 라오스, 캄보디아를 순방, 인도차이나 반도에 대한 영향력 증대를 본격화 했다. 이번 그의 행동은 클린턴의 베트남 방문에대한 맞불 성격도 있다.
△시장 확보 욕심=국제정치에서 밀리면 베트남의 떠오르는 시장 확보에서도 뒤처질 수 있다. 그래서 양국 관계 정상화는 기업인들이 더 요구해 왔고, 이번에도 대거 따라 나섰다.
---하노이 대우호텔 클린턴 묵어 희색
"영광입니다. 최선을 다해 한국 호텔의 우수성을 보여 주겠습니다". 클린턴이 묵을 호텔의 김태순 상무는 기대가 보통이 아니다. 하노이 대우호텔은 서울 힐튼호텔의 자매호텔로, 하노이에서 가장 크고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모그룹 부도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던 중 이번 호재를 만나 새 도약을 꿈꾸고 있다.
1996년 개관과 동시에 김영삼 당시 대통령이 방문해 묵었으며, 1997년에는 불어권 정상회담, 1998년에는 아세안 정상회담 등을 치렀다. 클린턴 방문에 대비해 경주 힐튼호텔에서 12명의 전문팀을 지원 받기도 했고, 엘리베이터 점검은 한국의 동양정밀 전문가들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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