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들이 만약 경찰이 되려 한다면 도시락을 싸들고 다니면서 말리겠다. 차라리 돈많이 벌고 하고싶은 짓 다하는 조직폭력배가 되라고 하겠다' 이런 충격적인 내용의 글이 청와대 공개민원 인터넷사이트에 올라 큰 파문이 일고 있다고 한다. 더욱이 이 글을 쓴 주인공이 서울의 어느 파출소 경장으로 근무하는 현직 경찰관이라고 해서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도대체 경찰이라는 직업에 얼마나 회의를 갖고 비감한 생각이 들었길래 이런 글을 올렸을까. 실로 충격적이다. '말기암'을 숨기고도 ASEM 경비의 의무를 다하고 끝내 쓰러진 서울 강남경찰서장의 '충정'등 숱한 경찰의 미담(美談)까지 일지에 허공에 날려버린 '글'이다. '서울 경찰포돌이'라고 밝힌 이 경찰관의 글 내용은 갈수록 가관이다. '조폭(조직폭력배)은 고급세단을 타지만 경찰은 1천500cc이하만 탄다' '조폭은 고급 룸살롱에서 연예인보다 예쁜 여자들과 술을 마시지만 경찰은 삼겹살 회식도 한달에 겨우 두번이다' '조폭은 방송에서 '형님시리즈'로 국민적 사랑을 받지만 경찰은 언론의 사냥감이다' '조폭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폼나게 살며 합법적인 회사운영으로 돈을 벌지만 경찰은 항상 우둔하고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만 받는다' 경찰과 조직폭력배를 비교하면서 경찰을 극도로 비하시킨 이런 류의 생각을 '경찰'이전에 명색 국가공무원이란 신분으로 과연 할수 있는 것일까하는 위험천만이라는 생각이 든다. 국가공권력의 상징이자 치안행정의 대명사인 경찰관이 어떻게 해서 조직폭력배보다 못하다는 생각을 가지며 은연중 그 '조폭'을 동경하고 있잖은가. 이게 그 경찰의 진심이라면 정말 경찰의 총수는 경찰조직에 대한 총체적인 점검이 있어야 하고 그에 따른 국가차원의 특단대책이 요구되는 심각한 현상이다. 막말로 맘먹기에 따라 돈을 벌수 있다면 무슨 짓이라도 할수 있다는 극단적인 사고도 그 글은 내포하고 있지않은가. 은행직원들의 잇단 금융사고를 뺨치는 '몰도덕성'의 한 단면이 아닌가. 정말 모골이 송연해진다. 물론 경찰이 처우개선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나 그들이 민생현자에서 갖은 고초를 겪는 걸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그 경찰의 고달픔과 이 글이 내비치는 것은 그 차원을 달리한다. 이것도 정권의 도덕적해이 탓인가. 모든게 막간다는 생각이 든다. 그야말로 '말기적인 현상'이 아닌가. 박창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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