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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분짜리 비디오 무려 40분이나 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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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는 봉인가?'최근 출시되는 비디오의 자진 삭제가 도를 넘고 있다. 소피 마르소가 전라로 열연한 '피델리티'. 안드레이 줄랍스키 감독이 연출을 맡은 이 작품은 성적으로 자유분방한 한 여성 사진작가의 육체와 정신의 갈등을 그린 작품이다.

극장 개봉 러닝 타임은 160분. 그러나 최근 출시된 비디오는 무려 40여분이 삭제돼 121분 짜리로 '둔갑'했다.

출시사(디지털임팩트)는 "영화 속에서 다소 지루한 부분을 전체 스토리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삭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삭제된 부분은 사진 작가의 일상을 세밀하게 그린 것으로 육체적 순결과 정신적 순결의 갈등을 가늠케하는 장면이다속셈은 1장의 비디오테이프에 담기 위한 것. 출시사도 "대여점과 대여하는 일반인들의 비용을 줄이기 위해 잘랐다"고 해명했다. 통상 흥행작의 경우 2장으로 출시하면 수입이 2배로 늘어나는 효과가 있지만, '피델리티'처럼 지명도가 떨어지는 작품의 경우 치명적일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임의로 삭제한 것은 영화작가의 정신을 훼손하는 반문화적인 행위라는 것이 지배적이다.

또 리안 감독의 '라이드 위드 데블' 도 러닝타임 139분 가운데 14분이 잘려 125분으로 가위질돼 출시됐다. 역시 1장의 테이프에 담기 위한 것. 출시사의 편의 때문에 비디오 관객들만 손해를 보는 셈이다.

특히 삭제 사실을 밝히지 않고, 비디오 재킷에 원작의 러닝타임을 그대로 표기해 비디오팬들을 현혹시키고 있다.

이 같은 경우 미국에서는 오리지널 러닝타임에 맞게 비디오테이프를 특별주문 제작해 영화를 담는다.

비디오칼럼리스트인 옥선희씨는 "비디오사들이 장삿속으로 작품을 자진 삭제하는 관행은 소비자들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돈을 주고 비디오를 빌려보는 만큼 훼손되지 않은 작품을 감상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중기기자 filmt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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