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강북 신도시인 칠곡이 갖가지 개발 푸대접으로 폭발 직전이다.
이곳 17만 주민들은 대구시의 신도시 건설이라는 청사진을 믿고 90년대를 전후해 옮겨왔지만, 당초 공약한 도시개발은 수년째 중단상태이고, 교통지옥을 해소하기 위해 건설한 시내 진입로마다 통행료를 징수하는 데다 교육시설 투자도 빈약, '소외지역'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아우성이 빗발치고 있다.
이런 판에 북구청이 이달부터 아파트 대단지 부지인 북구 구암동 칠곡3지구 바로 옆에 건설폐기물처리시설 공사를 시작, 주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10여년전부터 대구의 새로운 부도심으로 조성한 칠곡은 그동안 아파트 2만9천가구를 비롯 전체 4만9천 가구에 인구 17만의 신도시로 급성장했지만 주거.교육.교통 환경이 대구시내에서 가장 낙후한 지역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대구시가 94년부터 칠곡의 중심 아파트 단지로 계획한 칠곡3지구의 경우 당초 68만평에 지난해말까지 아파트 1만8천여가구, 단독주택 1천200가구, 상업.공공시설을 들일 예정이었으나 현재 개발은 아파트 5천여가구, 단독주택 100여가구가 고작인 상태다.
이로 인해 일대는 허허벌판으로 버려져 있어 주거환경을 위협하며 칠곡 전체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이와 함께 악명높은 교통난 해소를 위해 건설한 국우터널과 내년말 완공예정인 제2팔달교, 그리고 고속도로 칠곡~서대구 및 북대구 IC 구간 통행이 모두 유료여서, 주민들이 대구를 오가는데 팔달교를 제외하고 연간 수백억원의 통행료 부담까지 지고 있는 형편.
주민들의 숙원인 교육시설 증설도 여전히 겉돌아, 현재 초교 12개 중학교 7개가 있고 고교는 3개에 불과해 상당수 학생은 교통사정이 불편한 강건너 지역으로 고교 진학을 하고 있으며, 적지않은 주민이 자녀 진학을 위해 시내로 이사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북구청이 칠곡3지구 옆에 세우는 건설폐기물처리시설은 1만 2천여평 부지에 파쇄, 세륜, 폐수처리시설 등을 갖추고 하루 폐건축물 처리용량이 2천t에 달해 먼지, 소음, 폐수 등 환경오염 요인이 적잖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 때문에 칠곡지역은 성서, 시지, 지산.범물, 상인.대곡 등 5개 부도심 가운데 집값이 가장 싼 지역으로 전락했다.
아파트 가격의 경우 94, 95년만해도 교통, 교육 등 여건이 비슷한 성서지역과 차이가 없었으나, 지금은 성서에 비해 평형별로 평균 1천만~1천500만원 정도 차이가 나고 있다.
주민들은 "대구시의 신도시 건설이라는 장밋빛 청사진만 믿고 정착을 했는데 푸대접이 이만저만 아니다"며 "타 지역과의 형평성 차원에서라도 통행료 징수, 혐오시설 설치 문제, 도시개발 등의 현안을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규기자 jongku@imaeil.com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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