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inner is…(수상자는…)"긴장과 침묵. 그리고 환호. 이 때 만큼 간절히 자기 이름을 불러주길 바랄 때가 있을까.
아카데미영화제 열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수상식을 주관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and Sciences)는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 242편의 목록을 지난주 회원들에게 발송했다.
어느 때 보다 '흉작'이 예고되는 올해 아카데미상. 과연 어떤 영화들이 최종후보에 오를까.
뉴욕평론가협회가 최고의 영화로 선정한 '트래픽'(Traffic), 무협환타지 '와호장룡', 러셀 크로우의 역사극 '글래디에이터' 등이 우선 거론되는 영화들이다.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트래픽'은 마약밀매업자와 단속자의 이야기를 통해 부패와 탐욕을 적나라하게 파헤친 작품. 마이클 더글러스와 그의 부인 캐서린 제타 존스가 열연한다. 대만출신 리안 감독의 '와호장룡'과 '글래디에이터'는 국내에 개봉돼 인기를 끈 작품. 특히 '와호장룡'은 외국어영화로는 처음으로 LA비평가협회의 올해 최우수작품에 선정돼 후보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로버트 제메키스 감독의 '캐스트 어웨이'(Cast Away)는 현대판 '로빈슨 크루소'이야기. 비행기사고로 남태평양의 한 무인도에 갇힌 남자의 고독과 공포가 잘 묘사됐다는 평을 받고 있다. 톰 행크스는 뉴욕비평가협회로부터 최우수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영국영화 '빌리 엘리어트'(Billy Elliot)는 대처 총리시절 총파업중이던 영국 북부 탄광촌의 11세 소년 빌리의 성장과정을 그린 작품. 불량스런 소년이 소녀들의 발레장면을 본 후 춤에 이끌려 분노와 좌절감을 춤으로 승화시키며 훌륭한 청년이 된다는 줄거리.
이외 사디즘이란 용어를 만든 프랑스 문학가 드 사드의 표현의 자유 투쟁을 소재로 한 '퀼스'(Quills), 프랑스 초콜릿 가게를 배경으로 한 '쇼콜라'(Chocolat),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에린 브로코비치' 등도 후보작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후보 자격을 얻은 242편 중 22%에 해당하는 54편이 수상을 겨냥해지난해 11월과 12월 사이에 개봉돼 아카데미 열기를 느끼게 한다. '에린 브로코비치'와 '글래디에이터'는 연말에 재개봉하기도 했다.
5천600명의 회원에 의해 오는 2월 13일 5편의 후보작이 최종 선정 발표되며, 3월 25일 LA 슈라인 오디토리엄에서 개막하는 제73회 아카데미영화제에서 대망의 작품상 1편이 선정된다. 올해 시상식 사회는 7차례나 사회를 맡았던 빌리 크리스털이 촬영 일정 때문에 사양하는 바람에 코믹 배우 스티브 마틴이 진행하게 됐다.
김중기기자 filmt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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