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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일상을 사랑하기 위한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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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에 내려진 폭설 경보.많은 이들이 말한다. "천재지변으로 인해 모든 게 멈춰버리는 순간은 행복해"라고. 나도 안다. 도저히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아 보이는 거대한 질서와 문명과 일상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는 순간을 얼마나 바라던가.

하지만 누구나 자신을 꽁꽁 묶고 있는 둘레를 지긋지긋해 하면서도, 벗어나는 것 또한 끔찍하게 두려워한다. 무엇을 두려워 하는가. 오랜 시간 쌓아올린 것들이 무너져 버리지나 않을까. 자신을 둘둘 말고 있는 철벽같은 방어막들이 사라져 버리지나 않을까 하는 공포감을 갖고 있는 것. 그래서 스스로의 손으로는 결코 그런 것들을 던져버릴만한 용기가 없다.

자연이 그 일을 해준다면 어떨까. 눈이라도 왕창 내려 하루쯤,아니 일주일쯤 모든게 멈춰버린다면 좋겠거니 생각하는 것. 돌아갈 시간을 예비한 자유를 누리자는, 지극히 자신의 틀에서 안주하기를 원하는 자들의 일시적인 자유. 그렇게라도 일상을 벗어나고자 몸부림치지만, 결국 다시 일상의 틀에 조그맣게 녹아들어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들.

왜 우리는 날마다 일탈을 꿈꾸는가. 우리의 일상은 결코 사랑할 수 없는 것들로만 가득 차 있는가. 혹, 일상을 사랑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한 건 아니었을까. 친구가 이런 말을 했다. "마흔이란 나이를 무서워할 이유가 있을까? 난 곧 내게 올 마흔을 사랑할 준비가 되어 있어"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고 인정해야 하는 나이, 마흔. 친구는 사랑하겠다고 말하지 않는가. 그렇게 자신에게 닥쳐오는 것을 사랑할 자세가 되어있기만 하다면 일상과 일탈의 구분을 애써 지을 필요가 없게 될 것이다.

벗어던질 수 없을 바엔 껴안아야 하는 것. 나를 감싸고 있는 것들을 좀 더 은근하게 바라보고, 그것들을 사랑하고 푹 젖어들기 위해 어떤 노력들을 하고 있나 오늘 한 번 더 생각해 보자.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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