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적십자사가 30일 공개한 북한조선적십자회의 생사·주소 소식조사 확인 회보서를 통해 북측 가족들의 생존을 확인, 오는 3월15일 서신교환을 할 수 있게 된 남측 이산가족들은 '50년만의 안부'에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남측 가족들은 그나마 생사라도 확인하고 편지까지 교환할 수 있게 돼 기쁨을 감추지 못했지만, 혈육이 살아있음을 알고도 아직 상봉할 수 없다는 사실에 못내 안타까워했다.
함남 함흥시와 평안도·순천시에 각각 남동생과 여동생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김복녀(74·서울 관악구 신림동) 할머니는 "2차 이산가족상봉 신청 때 탈락해 서운했다"면서 "다행히 편지라도 교환할 수 있게 돼 너무나 고맙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는 지난 50년 함흥의대 부속병원 간호사로 재직중 중공군이 내려온다는 소식에 어머니가 '서울에 시집간 언니 집으로 피신하라'고 해 부모, 동생들을 두고 홀로 월남했다.
이번 생사확인에서 어머니가 84년에 사망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김 할머니는 눈물을 펑펑 쏟으며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장례라도 제대로 치렀는지 동생들에게 묻고 싶다"고 말했다.
여동생(67)이 생존해있다는 것을 확인한 강진선(76·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할아버지는 "기독교 집안이어서 핍박을 많이 받았을 텐데 정선이가 평양에 살고 있다니 시집을 잘 간 모양"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강 할아버지는 "단 한차례로 그치는 상봉보다는 꾸준하게 소식을 전할 수 있는 서신교환에 만족한다"면서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말했다.
여동생과 사촌, 조카들과 서신교환을 하게된 김채월(73·서울 강동구 천호동)할머니는 "헤어진지 오래돼 동생의 얼굴이 떠오르지 않지만 항상 고향을 그리며 살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한응수(73) 이북5도 대구사무소장은 "비록 일부이지만 이산가족들이 생사라도 확인하고 편지까지 교환할 수 있게 된 것은 매우 기쁜 일"이라며 "다음달 있을 3차 이산가족방문단 교환 등 직접 방문과 서신교환이 지속적으로 실시돼 보다 많은 이산가족이 한을 풀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회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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