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부 자금 선거지원 의혹사건과 관련 '문제의 돈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대선자금'이라는 김영일 의원의 발언이 지난 일요일 이회창 총재의 상도동 방문으로 정가에 나돈 "한나라당과 YS가 다시 손을 잡을 수도 있다"는 추측을 일축시키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김 의원의 발언 배경을 놓고 "한나라당 내부에서 차제에 상도동과 연결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안기부 자금사건의 책임을 자금 제공자인 YS 측으로 돌리는 대신 한나라당은 이 사건에서 벗어나려 한다"고 내다 보는 정치권에서는 "김 의원의 발언이 반전을 노린 계산된 발언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 의원은 29일 한나라당 의원·지구당 위원장 연찬회 분임토의에서 보도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강삼재 부총재는 이회창 총재와 율사출신 의원들이 있는 자리에서 검찰소환에 응할 수 없는 이유로 안기부 예산사건의 진실을 밝히려면 김영삼 전 대통령을 물고 들어가야 하는데 그럴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나아가 "이 사건의 진상을 밝힐 사람은 YS뿐"이라며 "부총재단이나 주요 당직자들이 YS를 찾아가 진상을 밝힐 것을 요구해야 한다"며 상도동측에 직격탄을 날렸다. 자금출처에 대해서도 김 의원은 "그때만 해도 재벌들이 대선승리 축하금을 가지고 상도동을 방문했을 것 아니냐"며 "그러나 실명제가 실시돼 안기부를 매개로 돈이 세탁된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발언에대해 강 부총재는 "나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으며 김 의원도 파문이 일자 "강 부총재가 YS를 몰고 들어갈 수 없다고 했다는 것은 강 부총재가 한 말이 아니라 율사 출신인 내가 종합적으로 추론해서 얘기한 것"이라며 한 발 물러섰다.ㅍ
그러나 상도동측은 "김 전 대통령은 당선후 단 한푼의 정치자금을 받지도 쓰지도 않았다"며 "김 의원과 한나라당이 마치 우리가 문제의 자금을 세탁한 것처럼 뉘앙스를 비쳤지만 전혀 말이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상도동 대변인격인 박종웅 의원은 "한나라당이 자기들은 손을 털고 상도동에 떠넘기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민주당은 김 의원의 주장에 대해 "국고수표에 발행돼 선거에 사용된 부정한 돈을 전직 대통령의 정치자금으로 둔갑시키려는 태도에 놀라움을 금치못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영환 대변인은 30일 "한나라당이 안기부 예산사건 본질을 정치자금 문제로 돌리려고 하는 의도에서 나온 말로 본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특히 강삼재 부총재가 "'YS를 물고 들어가야 하는데 이를 못하겠다'고 했다"는 부분과 관련, "강 부총재 발언이 사실이라면 YS는 자신의 발언에 당당히 책임져야 하고, 사실이 아니라면 문제의 본질을 YS에게 떠미는 비겁하고 치졸한 한나라당의 정치수법"이라고 주장했다.
서영관기자 seo123@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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