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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미술교육과 상식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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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교육에 대한 일반인의 상식은 그 나라의 정신문화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창이다. 우리의 경우 미술교육을 그림을 잘 그리게 하는 눈과 손의 훈련과정으로만 보는 색바랜 관념이 여전히 머리 속에 남아있음을 보게 된다.

미술교육은 전문교육과 보통교육으로 나뉘어진다. 전자는 '미술을 가르치는 교육'으로서 직업적 성격을 지니며, 후자는 '미술을 통한 교육' 즉 일반적 교육을 말한다. 흔히 얘기하는 적성과 소질을 살리기 위한 것은 보통교육으로서의 미술교육의 주된 목적은 아니다. '미술을 통한 교육'이란 아름다움.멋있음을 표현하기 위한 전문적.기술중심의 능력보다는 보고, 느끼고, 이해할 수 있는 미적 안목을 배양하는 것이다. 아름다움.멋있음이란 시각적.정신적인 특질들의 복합적 현상이며, 그에 대한 이해는 온전한 인간성장과 발달을 위해 필수적이다.

내리는 하얀 눈을 보고 머리로 이해하기보다 가슴으로 먼저 느낄 수 있는 것은 자신이 속한 세계를 보는 눈에 자생적 생명력을 불어넣는 동시에 세상을 스스로 탐구할 수 있는 정신적.육체적 태도 형성의 모태가 된다. 바로 이것이 미적 안목의 탐스런 열매이다. 지식적 눈보다는 인간적 가슴, 기술적 손보다는 세상에 대한 탐구 정신, 이것은 바로 물질문명 속에서 생명의 존재를 확인시킬 수 있는 보이지 않는 힘이다. 미술교육은 철학의 또다른 얼굴인 것이다.

공부 잘하는 것을 공부를 좋아한다는 것으로 등식화할 수 있을까? 미술교육의 목적이 그림을 잘 그리게 하는 것일까? 본질이 상실된 이런 현상은 미술교육에 대한 구태의연한 상식의 산물이다. 미술을 통한 교육은 누구나 받을 수 있으나 아무나 가르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교육 본질에 대한 올바른 이해, 조직적 내용, 그리고 체계적.논리적 방법에 의해 이루어져야 한다. 인간성이 탈색될 수 밖에 없는 물질.지식 위주 현실에서 미술교육에 대한 올바른 상식의 힘은 교육 자체의 목적 뿐 아니라 존재하는 모든 것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정신문화 발전을 위한 마르지 않는 샘과도 같다.

대구교육대 교수.미술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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