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회소 설치장소가 역시 문제였다. 금강산에서 열리고 있는 남북 제3차 적십자회담은 당초 예상했던 대로 이산가족면회소 설치장소를 두고 남측의 판문점, 금강산 동시 설치안과 북측의 금강산안이 팽팽히 맞서 회담 막바지까지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양측은 회담 마지막날인 31일 막판 타결을 위해 절충을 계속하고 있지만 북측이 금강산 면회소 설치주장을 굽히지 않아 회담 일정의 연기 가능성이 제기될 정도로 전망이 불투명하다. 면회소 설치와 관련, 남측은 경의선 연결지점에 항구적으로 설치하되 그 전까지 판문점과 금강산 두 곳에 임시면회소를 설치, 운영하자는 입장인 반면 북측은 금강산에 항구적인 면회소를 설치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북측은 또 금강산에 항구적인 면회소를 설치하면서 기존 건물 대신 새건물을 지어 야 한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남측이 비용과 고령자를 이유로 판문점을 주장한데 대해서는 "80이 넘은 사람들도 금강산 관광을 하고 있다"고 맞섰다. 당초 쉽게 타결될 것으로 기대됐던 면회소 문제가 면회소 운영의 주도권과 관광수입 등을 감안한 북측의 완강한 태도 때문에 원점을 맴돌고 있는 것이다.
30일 열린 2차회의 때는 면회소 설치문제에 대한 실랑이 때문에 이산가족 생사.주소확인 범위의 확대와 서신교환의 정례화, 규모확대 문제 등은 거의 논의조차 안됐다. 또 북측이 제의한 비전향 장기수와 그 가족의 추가송환 문제도 남측이 이미 희망자는 다 보냈다고 일축하는 바람에 더이상의 진전이 없었다.
면회소 설치와 관련해 북측이 이처럼 완강하게 나오는데 대해 남측에서는 비전향 장기수 추가송환 문제 해결을 위해 벼랑끝 전술로 나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하고 있다.
○…남북은 적십자회담 이틀째인 30일 밤과 사흘째인 31일 새벽까지 밤샘 연락관 접촉 등을 가진데 이어 오전 9시부터 약 40분간 양측에서 2명의 대표가 참석하는 확대 실무접촉을 벌였으나 이산가족 면회소 설치장소에대한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했다.리금철 북측 대표는 이날 확대 실무접촉에 앞서 남측 기자들이 "(북측의) 입장변화가 없느냐"고 묻자 "최종문안 정리작업에 들어갈 것"이라며 이견 해소 가능성을 내비쳤으나 접촉후엔 "다시 만나기로 했다"고 말해 양측의 입장이 여전히 평행선을달리고 있음을 시사했다.
○…남북은 이에 앞서 30일 밤 9시 회담장소인 금강산여관 11층 객실에서 실무접촉을 갖고 서로의 합의문 초안을 교환했다.남측 회담 관계자는 "2차 전체회의에서 면회소 설치장소 문제에 대해 너무 의견이 엇갈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합의문 초안을 교환했으나 의견차이는 여전했다"고 전했다.남북은 31일 새벽 2시 연락관 접촉을 통해 다시한번 면회소 장소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으나 입장이 맞서기는 마찬가지였다.
○…남북은 30일 오후 2시부터 진행된 수석대표 접촉에 이어 오후 5시10분부터 약 40분동안 남측 고경빈(高景彬) 대표와 북측 리금철 대표 간의 실무접촉을 벌였다.그러나 오전에 진행된 2차 전체회의, 수석대표 접촉과 마찬가지로 남북 양측은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무접촉이 끝난 뒤 이날 오후 7시30분부터 9시30분까지 남북 양측 대표단은 금강산여관 2층 식당에서 열린 남측 주최 만찬에 참석했다.남측 주최 동석 만찬은 시작 직전 정전이 되는 바람에 '촛불만찬'으로 진행됐다.북측은 긴급 복구를 시도했으나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남측은 촛불을 켜 놓은채 만찬을 진행키로 했다.만찬이 끝날 무렵인 밤 9시30분께 전기가 다시 들어올 때까지 만찬은 촛불 아래서 이뤄졌다.북측 관계자들이 정전에 대해 미안해하는 것을 의식한 듯 남측 관계자는 "촛불 아래 양측 대표단이 식사를 하는 것도 운치가 있어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만찬에는 털게, 삼색나물, 섭조개, 모듬전, 오징어숙회, 녹두지짐 등이 제공됐다.주류는 백두산들쭉술과 룡성맥주, 포도술 등이 나왔고 후식으로는 배가 나왔다.북측 봉사원은 "털게와 섭조개는 금강산 지역의 특산물"이라며 "지역 특성에 맞게 만찬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남측 이병웅 수석대표는 만찬사에서 "1천만 이산가족이 하루라도 빨리 만나게 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자"며 "이것이 화해와 협력, 통일로 향하는 길"이라고 말한 뒤 건배를 제의했다.북측 김경락(金京落) 단장은 "21세기 겨레에 고통받는 사람이 없도록 앞으로 더욱 잘해나가자"고 화답했다.
































댓글 많은 뉴스
"현지 누나 누군지 밝혀야 하나?" 물어보니 국민 과반 '찬성'
차기 대구시장에 민주당을? 홍준표 "김부겸 훌륭한 분" 콕 찍어 칭찬
주호영 "대구시장 출마 여부, 빠른 시간 내 결정하겠다"
"조진웅, 생매장 당하지 않고 우뚝 서야, 일제도 독립운동가들 생매장"
'조진웅 소년범' 폭로 기자 고발당해…"30년 전 판결문 뜯어내 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