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미련한 소血紛 수입

우리나라는 광우병 안전지대인가. 현재로선 안전하다는게 정부당국의 판단이지만 소사육 농가들은 광우병 감염 걱정으로 전전긍긍하고 시민들은 감염된 소고기를 먹게되지나 않을지 떨고있고, 음식점은 매출감소로 불안하다. 국민들은 정부의 광우병 대처방식에서 안전하다는 인식을 갖기보다 근거가 부실한 낙관론을 펴는 태도를 보고 오히려 신경이 쇠심줄 보다 굵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광우병 공포가 세계를 뒤덮고 있는데도 광우병 발생국의 소부산물인 소혈분을 지난해까지 수입했다는 보도는 너무나 충격적이다. 광우병은 발병소의 고기나 부산물이 전염원이란 사실은 벌써부터 밝혀져 있다. 독일에선 전염우려가 있는 마가린과 안심스테이크까지 판매금지하는 판에 발병국의 소혈분을 수입금지조치 이후까지 사들이도록 방치했다는 것은 이 나라에 보건위생정책이 있는지 의문을 갖게 한다.

더욱 가관인 것은 농림부와 수의과학검역원은 이구동성으로"소혈분이 사람에게 광우병을 전파시킬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소나 양같은 반추가축이 아닌 개와 물고기 사료로 사용됐기 때문이란다. 그러나 농림부는 배합사료업체가 구체적으로 소혈분을 얼마나 사용했는지도 모르고 그 유통경로도 제대로 파악치 못하고 있다는 것이고보면 미련하기가 소같은 인상을 준다. 이미 유사광우병으로 의심받는 환자마저 생겨나는 판에 이 무슨 뚱딴지 같은 낙관론인지 기가 막힌다.

축산농가를 생각해서라도 너무 호들갑을 떨일은 아니다. 그러나 당국이 애매하고 불투명한 조치를 펴면서 안전하다고 외쳐봤자 불신과 불안은 증폭될 뿐이다. 소혈분이 금수조치이후에도 어떻게 수입됐는지, 수입된 소혈분이 얼마나 배합사료로 사용됐는지, 그것을 누가 사갔는지 확실히 밝혀야 소비자들은 말할 것도 없고 축산농가에도 도움이 되지않을까. 황소같은 고집과 미련은 광우병 걱정을 키울수도 있다.

홍종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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