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8일 판문점서 열린 남북경의선 실무회담에서 돌연 "남한이 주적(主敵)개념을 바꾸지 않으면 2차 국방장관회담을 열지 않겠다"며 또 까탈을 잡고 나섰다.
더구나 북한이 12일로 예정된 경의선 철도와 도로공사의 'DMZ공동규칙안'교환마저 뒤로 미루고 나선 것은 6·15남북공동선언의 정신에 미뤄볼때 적절치 못한 행동으로 이해된다. 지금까지 북한은 자기네들의 목표가 빗나가면 이미 남북간에 합의된 외교 일정도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등 외교 관례를 무시하는 행위를 서슴지 않았었다.
그런만큼 이번에 또 다시 북한을 주적(主敵)으로 보고 있는 만큼 국방장관회담을 않겠다고 예정에 없던 '종결선언문'을 낭독하고 나선 것은 북한이 걸핏하면 까탈을 잡고 물고 늘어져 원하는바를 얻어내는 이른바 벼랑끝 외교의 습성을 여전히 되풀이하는게 아닌가 한심한 생각마저 갖게 된다.
북한은 지난해 여름 지난 10년이래 최대 규모의 군사훈련을 실시했나하면 전체 병력과 화력의 대부분을 남북접경 지역에 전진배치하고 있다. 게다가 저들은 지금도 "원쑤놈의…"식으로 남한을 매도하는 등 여전히 남한을 적국(敵國)으로 받아들이고 있는게 현실이다.
그러면서도 북한이 우리더러 "주적을 북한으로 삼는 것은남북화해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라고 까탈을 부리는 것은 적반하장도 정도 문제지 말이 안된다.
우리로서는 남북대화는 대화대로 계속해야겠지만 한편으로 북한이 남한의 적화(赤化)를 명문화한 노동당 규약이 개정되고 남한을 겨냥한 군사전략이 바뀌지 않는한 북한을 주적으로 하는 국가안보태세를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강조치 않을 수 없다.
지금까지의 정황으로 봐서 북한측이 새삼스레 주적 운운하고 나선 것은 남북대화의 판을 깨기보다는 남북대화에서 북한측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게 아닌가 하는 분석도 가능할 것 같다.
부시행정부 출범 이후 북미관계가 과거보다 껄끄러워진만큼 오는 3월로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의 결과를 보아 남북대화의 가닥을 잡아나가기로 하고 그때까지 시간을 벌기 위해 주적 문제를 내세워 국방장관 회담을 유보한게 아닌가 하는 시각도 없지 않은 것이다.
때문에 북한의 국방장관 회담 종결 선언을 지금 당장 파국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그러나 주요 회담때마다 까탈을 잡고 명분을 축적, 협상력을 높이는 식의 북한의 벼랑 끝 외교에는 신물이 난다. 정부는 언제까지나 북한의 이런 외교수법에 끌려다니기만 할 것인지 다시한번 묻고 싶다. 북한은 남북대화에 좀더 성의있게 나서 줄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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