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와 함께하는 오후

너에게 가까이 다가가사랑을 고백해야겠다

내 목소리에 너의 여린 이파리가

떨리지 않도록

아주 작게

너와 서늘한 이마를 맞대고

가슴으로 느낄 수 있을 만큼

작은 목소리로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것이

사랑이야 물꽈리처럼 터질 듯한

내 속의 말을 참으면서

너에게 이슬처럼 다가가

나 하나 사랑을 고백해야겠다

-나종영 '어린 나무에게'

---말이 넘치는 시대, '말이 많으면 거짓이 끼여든다'는 서양 속담이 있다. 허언과 교언영색이 넘치는 것이 오늘의 세태이다. 정치뿐 아니라 순정한 사랑을 가꾸는데도 말이 넘친다. 그러나 사랑은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것'이며 '내 속의 말을 참'는 것이라는 시인의 잠언은 이채롭다. 하루쯤은 묵언(默言)으로 지내보자. 김용락〈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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