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가 새해 첫 화두로 통신시장 구조조정을 들고나옴에 따라 통신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안병엽(安炳燁) 정통부장관은 19일 청와대에서 올해 업무보고를 통해 세계적인 유·무선 통합추세를 고려, 3개의 유·무선 종합통신사업자 그룹으로 통신시장의 구조개편을 유도하겠다고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그동안 차세대 이동통신(IMT-2000) 사업자 선정을 통해 통신시장이 자연스럽게 재편될 것이라는 예측은 있었지만 주무부처인 정통부가 직접 통신시장의 구조조정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실 통신업계의 중복·과열경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동전화 기지국 중복과 보조금 경쟁은 물론이고 가입자 급증상태에 있는 초고속 인터넷도 중복 투자가 심각하기는 마찬가지다.
정통부 추산에 따르면 이동전화 5사는 작년 6월 보조금 제도가 폐지되기 전까지 매년 3조원에 가까운 돈을 보조금 명목으로 지급했다. 또한 7개 사업자가 난립하고 있는 초고속인터넷 투자중 8천400억원 이상이 중복투자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민주당 곽치영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발표한 자료에서 주요 통신사업자 12개의 최근 3년간 누적적자가 1조2천억원(98년 5천억원, 99년 3천500억원, 2000년 상반기 4천억원 이상)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한국통신과 SK를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의 사업자는 누적 적자의 구조를 안고있는 셈이다.
따라서 통신업계는 정통부의 구조조정 언급이 이미 비동기식 IMT-2000 사업권을 획득한 한국통신·SK텔레콤을 두 축으로 LG나 포항제철 등을 제3의 종합통신 사업자그룹으로 껴안아 구조개편을 하기 위한 첫번째 수순인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통신업계는 그러나 정통부가 '유·무선 종합통신사업자 그룹'이라는 다소 모호한 용어를 사용한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이는 LG나 포철을 단지 IMT-2000 사업뿐 아니라 유·무선은 물론 초고속 통신망사업 등 모든 통신사업을 하도록 허용하고 이를 기초로 기존 통신업체의 인수·합병(M&A)을 통한 대규모 지각변동을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통신업계는 우려하고 있다이에 대해 정통부는 통신사업 전반이 과당경쟁·중복투자로 인한 사업성 악화와 투자재원 조달의 어려움을 겪고 있어 통신사업 경쟁환경과 기술 변화를 감안, 새로운 경쟁정책과 구조조정 방안을 수립하려는 것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통부가 대통령에게 연두보고 형식으로 통신시장 구조조정을 정식 보고한 이상 금년 한해는 통신업계에 엄청난 판도 변화의 풍랑이 일어나는 것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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