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올림픽 '서울개최설'배경

2004올림픽 서울개최설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김운용 대한체육회장에 이어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까지 강력한 부인을 통해 진화에 나섰는 데도 불구하고 외신들은 물론 국내 체육계 관계자들까지 그 가능성을 거론하며 좀처럼 수긍하지 않고 있다.

AP 등 외신들에 따르면 사마란치 위원장은 18일(한국시간) 모스크바에서 기자들과 만나 "개최권 박탈 여부는 전혀 고려해보지도 않았다"며 미국의 시사주간 타임의 보도를 전면 부인했다.

모스크바에서 사마란치 위원장과 만난 김운용 회장 역시 전날 국내 모스크바 특파원과의 인터뷰에서 "서울 개최는 있을 수도 없는 일로 누군가 장난치고 있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상식 차원에서 보더라도 3년앞으로 다가온 아테네 올림픽의 준비가 문제점 투성이로 보고되고 있는 상황에서 올림픽을 관장하는 기구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대안조차 모색하지 않는다는 것은 오히려 '직무유기'라는 점에서도 IOC 수뇌부간에 개최지 이전 문제가 검토된 것만은 사실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또한 외신들은 예산부족과 정쟁, 테러분자들의 준동 가능성, 환경단체의 반발 등을 들어 여전히 아테네의 올림픽 개최능력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국내 체육계 관계자들 또한 IOC 위원장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서울개최설이 불거졌다는 데 주목하면서 김 회장과 사마란치 위원장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체육회 고위 관계자는 "IOC가 서울개최설을 부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선거를 앞둔 김 회장의 행동반경은 다소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하고 "특히 김 회장으로서는 아테네올림픽 실사책임을 맡고 있는 자크 로게 IOC 조정위원장이 강력한 라이벌이란 점에서 먼저 승부를 걸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벨기에 출신인 로게 조정위원장은 김 회장과 함께 위원장직을 다툴 앵글로색슨계의 대권주자로 조만간 공식 출마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의 분석 대로라면 서울개최설의 진위 여부를 떠나 아테네의 올림픽개최권 박탈 여부가 이미 IOC의 막후에서 대권주자들간의 중요한 협상카드로 떠오른 셈이다.

서울 개최설은 IOC 수뇌부가 한목소리로 부인하고 나섬에 따라 일단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지만 오는 7월 모스크바 총회를 앞두고 대권경쟁이 본격화될 봄들어 다시 촉발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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