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6·25때 행방불명됐던 아버지가…

◈얼굴조차 모르는 아버지가…

○…두살때 아버지와 헤어져 얼굴조차 기억하지 못하지만 반세기만에 아버지를 만나 생전 처음 큰 절을 올리 수 있다는 것이 꿈만 같습니다"

6·25때 행방불명된 아버지 리정섭(73)씨를 만나게 됐다는 소식을 접한 이교선(53·봉화군 통신통계담당)씨는 잘 실감이 나지 않는 듯 했다.

이씨는 "매일 아버지를 기다리다 7살때 돌아가신 어머니(이동계)가 저세상에서라도 이 소식을 들었으면 얼마나 좋아 하실까 생각하니 눈물이 핑 돈다"며 설레임과 그리움에 말끝을 흐렸다. 아버지와 연락이 두절된 이후 외가집 등지에서 어렵게 생활했다는 이씨는 "그동안 남북이산가족 상봉장면을 볼때 마다 남몰래 눈시울을 많이 붉혔다"고 덧붙였다.

(봉화)

◈형님이 아직 살아계셨다니…

○…"22살때 고등공민학교에 입학해 늦깍이 공부를 하던 동훈(71)이 형이 죽은 줄만 알았는데 50년만에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온다니…"

오는 26일 서울에 오는 제3차 북측 방문단 명단에 박동훈(71)씨가 포함됐다는 소식을 접한 밀양 박씨 집성촌인 영주시 안정면 동촌1리 상훈(69)씨 형제자매들은 기쁨의 눈물을 하염없이 흘리면서 말끝을 흐렸다.

상훈씨는 "어머니와 사별하고 7남매를 키우던 아버지가 형님이 행방불명되자 속을 삭이던 모습과 7남매중 혼자 북한에서 남한의 가족들을 그리며 살았을 형님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려온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영주·김진만기자 fact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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