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극장 연극의 맛은 역시 배우의 숨소리, 땀방울까지 함께 느낄 수 있는 근접 현장성에 있다.
대구의 유일한 소극장 예전 아트홀(대표 김태석)이 오는 3월 6일부터 4월 1일까지 이만희 작 '용띠 위에 개띠'를 공연한다.
'용띠 위에 개띠'는 특히 소극장에 제격인 연극이다. 52년 생 용띠와, 58년 생 개띠의 티격태격 사랑이야기. 용띠 나용두는 꼼꼼하고 빈틈없는 만화가. 개띠 지견숙은 덜렁대고 당찬 잡지사 기자다. 어느 날 나용두를 취재하기 위해 작업실을 찾았다가 야구 내기 끝에 결혼까지 하게 된다. 그러나 성격과 문화적 차이로 둘의 결혼생활은 끊임없는 갈등의 연속이다.
첫 만남에서 결혼, 신혼여행, 출산, 결별, 재결합을 거치면서 사랑으로 화합하는 별난 부부의 고급 폭소극이다.
고(故) 이만희 선생의 '용띠 위에 개띠'는 희곡만 읽어도 무척 유쾌한 작품이다. 특히 경상도 사투리로 쓰여져 재미를 더한다. 아웅다웅 다투며 쏟아내는 사투리가 질펀하면서도 정감이 넘친다.
연출을 맡은 극단 예전의 김태석대표는 "명랑한 리듬감을 살려내기 위해 갖가지 사투리를 가리지 않고 사용했다"며 "희극성과 함께 소외와 단절의 느낌 또한 극대화시켜 극의 균형을 맞췄다"고 말했다.
지난달 공연작 '결혼 전야'에 이어 소극장 연극의 질박함을 맛 볼 수 있는 작품. 박경수 서현성 임동민 출연. 평일은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7시, 밤 10시, 일요일 오후 4시, 7시 공연. 입장료는 9천원. 문의 053-424-9426
김중기기자 filmt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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