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운 돈을 찾아주고 보니 아내가 잃어버린 것이더군요".지난 10일 오후 조봉선(51.여.달서구 도원동)씨는 조카 결혼자금으로 준비한 통장과 현금, 수표를 포함 2천여만원이 든 손가방을 잃어버렸다. 보험설계사인 조씨는 '하늘이 노래지는 것'을 느끼며 근무지인 대구시내 중앙지하상가 일대를 헤맸지만 끝내 손가방을 찾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왔다.
남편과 함께 저녁을 먹으면서도 차마 입을 열지 못하고 새벽녘에 친구에게 휴대폰으로 하소연을 하다 저녁쯤 음성메시지가 들어온 사실을 뒤늦게 발견했다. '돈가방을 보관하고 있으니 찾아가세요'란 아가씨의 목소리였다. 안도의 숨을 내쉬며 가슴을 쓸어 내렸다. 어렵게 사정을 털어놓던 조씨는 남편으로부터 기막힌 얘기를 들었다.
돈가방을 주워 임자를 찾아주라고 맡긴 사람이 바로 남편 문재필(51.트럭운전사)씨였다는 것. 사건당일 문씨는 중앙지하상가 지하주차장에 들렀다 문제의 돈가방을 주워 열어보지도 않은 채 주차장 관리인에게 맡겼고 이후 인근 상가의 여직원에게 넘겨졌던 것.
조씨는 "가진 것 없는 남편의 착한 마음씨 하나만 보고 결혼했는데 정말 잘한 것 같다"며 남편의 손을 꼭 잡았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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